은행들, 가계대출 고삐 더 조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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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가계대출 고삐 더 조일 가능성
  • 김기현 기자
  • 승인 2016.10.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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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가계대출의 올해 연간 증가액 목표치는 26조3000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만 73.4%(19조3000억원)가 늘어나는 등 증가 속도가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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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기현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권을 대상으로 가계부채와 관련한 특별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권도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되는 가계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연이은 주문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은행들은 우선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설정한 연말 가계대출 목표치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가계대출의 올해 연간 증가액 목표치는 26조3000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만 73.4%(19조3000억원)가 늘어나는 등 증가 속도가 빨랐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차원의 점검을 진행할 방침이다. 또 가계부채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면 추가조치도 시행한다.

다만 임 위원장은 "자율설정 목표 자체가 금감원에서 참고지표로 받은 것이라 법규상 구속력은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빠른 은행의 경우 살펴보겠다는 것"이라며 "목표치를 넘었다고 해서 당국이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191조3000억원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 가계대출 증가액(32조9000억원)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2분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42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3조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폭증의 영향으로 1분기 5조6000억원에 그쳤던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분기 1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가계대출 폭증세를 둘러싸고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려온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이란 확실한 담보가 있어 은행 입장에서 안정적인 대출상품으로 꼽힌다.

이에 은행들은 이미 8월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 조정에 돌입했다.

한은이 발표한 '2016년 8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자료에 따르면 8월 가계대출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04%포인트 오른 2.70%로, 8개월 만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주요은행에서 8월 취급한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도0.02~0.1%포인트 올랐다.

특히 은행들이 비용과 이익을 포함해 자율적으로 책정하는 가산금리가 줄줄이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가산금리를 0.12%포인트 높였고 하나은행은과 신한은행도 0.09%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국민은행 역시 0.08%포인트 올렸다.

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봐도 은행들은 대출을 조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은행권이 예상한 올 4분기 가계 주택담보대출 태도지수 전망치는 -27로 조사됐다. 대출태도지수가 낮아질수록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의 한도를 기존보다 낮추고, 주택담보대출은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왔는데 최근 그런 기조가 더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W

kk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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