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北 미사일기술 놀라운 진전, 20여년 전 러 기술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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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北 미사일기술 놀라운 진전, 20여년 전 러 기술 덕분"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7.12.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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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P


[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1993년 8월 모스크바의 세레메티에보 국제공항에서 60명이 넘는 러시아 미사일 과학자들이 평양으로 가려다 체포됐다. 이들은 북한의 로켓 제조를 돕기 위해 북한에 고용돼 평양으로 가려 했다. 이는 북한의 옛 소련 미사일 기술 도입 시도가 포착된 첫 케이스였다.

 그러나 이들의 체포에도 불구하고 이후 많은 러시아 미사일 과학자들이 북한에 고용돼 미사일 개발의 청사진을 북한에 넘겼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 이들이 북한으로부터 받기로 한 급여는 러시아에서 받을 수 있는 급여에 비해 200배에 달할 정도로 훨씬 높았다.

 워싱턴 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2016년 6월22일 북한의 화성-10형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종전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북한의 놀라운 미사일 개발 진전이 러시아 미사일 기술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옛 소련 붕괴 이후 북한이 러시아 과학자들을 채용한 지 20여년 만에 과거 러시아가 기획했던 미사일들이 북한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초중반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옛 소련의 미사일 기술이 20여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북한이 정교한 소재들과 기술자들, 컴퓨터 기반 시설들이 부족한 데 따른 때문으로 보인다고 WP는 말했다.

 WP는 단독 입수한 러시아 군수업체 마케예프 로켓디자인국의 문서를 미-러 합작회사 '시 런치 인베스터스'의 부사장이던 카일 길먼에게 진위 확인 및 검증을 의뢰했다. 

그 결과 1990년대 초반 당시 마케예프 로켓 디자인국에서 옛 소련 해군을 위해 계획했던 미사일들이 20여년이 지난 지금 북한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 런치 인베스터'는 옛 소련 붕괴 직후 러시아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 기술을 평화 목적으로 전환시킨다는 목적 아래 미 투자자들과 러시아 과학자들 사이에 만들어진 합작회사였다. 그러나 이 회사는 미 정부의 검토를 거치지 않고서는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암초에 부닥쳐 얼마 되지 못해 좌절됐다.

 그리고 옛 소련의 군사 기술에 눈독을 들이던 북한이 러시아 과학자들을 영입하게 됐다.

 WP가 입수한 문서들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화성-10형 탄도미사일은 옛 소련의 R-27 지브 미사일과 똑같은 엔진을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거의 똑같다. 또 2016년 8월24일 발사한 잠수함 발사 북극성 1호 미사일 역시 같은 R-27 지브 미사일을 변형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몬터레이에 있는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제임스 폭락 연구원은 말했다.

 미국은 1991년 옛 소련의 갑작스러운 붕괴 후 옛 소련의 무기 재고를 폐기하고 무기 연구 기관들을 다른 용도로 전환시키는데 수십억 달러를 들였다. 하지만 옛 소련의 무기 기술이 유출돼 다른 곳에서 새 무기로 개발되는 것을 막는 데에는 실패한 것이다.

 한편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먼 연구원은 "마케예프 로켓디자인국의 미사일 기술들이 북한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유출됐을 가능성을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엘먼 연구원은 또 "북한이 옛 소련의 R-27 지브 미사일을 복제한 것은 확인됐지만 사정거리가 8000㎞에 이르는 보다 강력한 R-29 미사일 기술도 획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농후하다. 언젠가는 R-29와 같은 미사일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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