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임우재, 세기의 사랑 종지부…'결혼→이혼'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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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임우재, 세기의 사랑 종지부…'결혼→이혼' 풀스토리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1.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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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21년5개월 만에 '님'에서 '남'으로
1999년 재벌가 자녀와 평범한 집안 결혼 성사 
20세기 화제의 '결혼'→21세기 충격의 '이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이혼이 확정됐다. 소송이 제기된 지 5년 3개월여 만이다. 이로써 임 전 고문은 141억원을 받게 됐고, 친권과 양육권은 모두 이 사장에게 돌아갔다. 재벌가 자녀와 평범한 집안 자제의 만남으로 눈길을 끌었던 두 사람의 로맨스는 '남성판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영화같은 로맨스로 시작해 세드 엔딩으로 끝나버린 두 사람의 결혼과 이혼 풀스토리를 돌아봤다. <편집자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이혼이 확정됐다. 사진=시사주간DB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이혼이 확정됐다. 사진=시사주간DB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세기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법적으로 남이 됐다. 5년이 넘는 긴 소송 끝에 대법원은 최근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을 상대로 낸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의 이같은 결정으로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은 이 사장에게 돌아갔고, 재산분할을 위해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141억1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2심 판단은 그래도 유지됐다.  

두 사람이 1999년 8월 재벌가와 평범한 집안의 결혼으로 화제를 뿌린 지 21년 5개월,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이혼 조정신청을 낸 지 5년 3개월 만이다.  

◆남성판 '신데렐라 스토리' 화제 집중 

지금은 비록 남이 됐지만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러브스토리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사랑'의 아이콘으로 유명했다. 재벌가 딸과 평사원의 결합만으로도 세간의 화제가 됐고, 가족들의 결혼 반대에 이 사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가족들을 설득했다는 일화 역시 유명하다. 

1995년 삼성복지재단에서 근무하던 이 사장은 서울 강동구 상일동 소재 지체부자유아 보호시설 봉사활동 중 임 전 고문을 처음 만나 4년 연애 끝에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임 전 상무는 삼성물산 평사원으로 알려졌지만 2016년 '조선일보'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임 전 상무는 "이건희 회장의 경호원으로 일하다 이부진 사장의 경호를 맡았다"고 고백했다. 몸이 약했던 이 사장이 자신에게 많이 의지했다는 설명도 보탰다. 

그동안 삼성 측에서 임 전 고문이 삼성물산 전산실에서 근무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다 이 사장과 만나게 됐다고 설명한 부분과는 차이가 있다. 

임 전 고문의 소속이 어디였든 재벌가 자녀와 평범한 집안의 자제가 교제를 이어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고, 연애 과정에서 이 사장이 먼저 결혼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임 전 고문은 집안 배경의 차이를 이유로 거절했지만 이건희 회장이 직접 결혼을 언급, 허락하자 "감히 '안 됩니다'라고 말할 수 없었다"고 결혼 배경을 설명했다.  

결혼 이후 임 전 고문은 이 회장의 제안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자살시도를 했지만 이 사장과 부둥켜안고 펑펑 울며 상황을 극복하려 노력하기도 했다. 

이같은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임 전 고문은 많은 남성들의 질투 섞인 시선을 받았다. 2005년 삼성전자 미주본사 전략팀에 있었던 그는 2005년 삼성전기로 자리를 옮겼고, 삼성전기 기획팀에서 상무보·전무를 거쳐 6년 만에 부사장까지 오르는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이 됐기 때문. 

또 2011년 임 전 상무부사장 자리에 올랐을 때 재계에서는 삼성家 큰 사위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 사장의 적극적인 성격을 감안했을 때 남편의 '성장'을 위한 아낌없는 내조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 임 전 고문이 승진에서 두 번 가량 누락된 적이 있었을 당시 이 사장이 가족들에게 "우리 남편 무시하지마라"고 얘기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1999년 8월 결혼 당시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러브스토리는 재벌가 자녀와 평범한 집안 자제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1999년 8월 결혼 당시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러브스토리는 재벌가 자녀와 평범한 집안 자제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시사주간DB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로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두 사람의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천천히 식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두 사람의 파경에 대한 소문은 2014년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그해 10월 이 사장은 임 전 고문을 상대로 이혼 조정신청을 제기했다. 파경 소식이 알려지자 연말 인사에서 임우재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고, 임 전 고문은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2015년 임 전 고문은 갑작스레 삼성전기 부사장직을 내려놓고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다. 당시 삼성 측은 "경영 차원의 인사로 이혼 소송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물음표는 쌓여갔다.  

임 전 고문은 소송 이후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혼 거부 의사를 밝혔다. 두 사람의 이혼 사유에 대해서는 '성격 차이'라는 것 외에 밝혀진 바가 없으나 이 사장 측은 '임재우 전 고문이 회사 일을 이유로 두 달에 한 번 집에 들릴 정도로 가정생활에 소홀했고, 잦은 음주와 술버릇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세기의 로맨스, 세드 엔딩으로 마무리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성남지원 가사2단독 주진오 판사는 2016년 1월 이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산분할을 소송 대상이 아니었다. 

당시 임 전 고문은 "가정을 지키겠다"며 항소했고, 수원지법 가사항소2부는 관할권 위반을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이송하라고 판결했다. 두 사람의 거주지가 서울임데 소송은 성남에서 진행됐다는 임 전 고문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 

하지만 다시 진행된 서울가정법원 1심 재판부도 이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는 2017년 7월 이 사장의 재산 중 86억원을 임 전 고문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했으며, 자녀에 대한 친권 및 양육권자로 이 사장을 지정했다. 임 전 고문은 즉각 항소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해 9월 두 사람은 이혼하고,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141억1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또 임 전 고문의 자녀 교섭 기회를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여름·겨울방학에도 자녀를 만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추가시켰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이 하나 있다. 

임 전 고문이 받게 되는 금액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1심 판결 선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 사장의 재산이 증가한 부분이 있다"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한 결과 재산분할 비율을 15%에서 20%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임 전 고문은 대법원의 문까지 두드렸지만 대법원은 심리없이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세기의 러브스토리로 결혼에 성공한 두 사람은 21년 5개월 만에 '님'에서 '남'이 됐다. 

남성판 '신데렐라'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던 두 사람의 영화같은 로맨스는 '20세기의 화려한 결혼'으로 시작해 '21세기의 충격적 이혼'으로 마무리되며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됐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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