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국산 CCTV 확산···주민들 더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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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국산 CCTV 확산···주민들 더 옥죈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4.04.1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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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평양 순안공항서 방문객 기록
평양 주요 진입도로에도 2021년 설치
주거지역 전력 부족으로 설치 늦어져
북한에 중국산 CCTV가 늘고 있는 가운데 평양 제4소학교 교실에 설치된 CCTV. 사진=시사주간 DB
북한에 중국산 CCTV가 늘고 있는 가운데 평양 제4소학교 교실에 설치된 CCTV.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에서 감시 카메라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주민들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싱크탱크 크림슨센터 ‘38노스(North)’ 프로젝트의 마틴 윌리엄스와 나탈리아 슬래브니 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탈북민 100명 인터뷰, 북한 관영매체 영상 분석 등을 토대로 발간한 보고서에서 디지털 기술과 결부된 북한 내 감시 체계 강화 문제를 진단했다.

보고서는 “감시 카메라가 북한에서 보안 강화와 절도 방지 수단으로서 확산하고 있다”며 “평양의 각급 학교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주요 도시들에서도 눈에 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공장이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기계 및 생산 절차 원격 모니터링 등에 사용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 평양 순안공항 방문객을 기록하는 데 안면인식 시스템이 사용됐고, 2021년부터 평양 너머로 교통 카메라 네트워크를 확장해 도시 안팎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에 설치했는데, 이는 번호판을 자동으로 기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의 접경지대에도 감시 카메라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지적하면서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북한 내 감시 카메라들은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 정부는 수집한 데이터를 아직 완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거리와 주거 지역에 집중적인 보안 카메라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력 부족과 이미 평양과 다른 지역의 공공 생활을 감시하고 있는 많은 수의 보안 요원들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CCTV의 확산은 북한 주민들이 감시를 피하는 능력을 더욱더 위협한다”면서도 “그러나 카메라들의 촬영 내용이 얼마나 저장되고, 중앙 차원에서 접근 가능한지 등은 불확실하다”고 적었다.

또 북한의 열악한 전기 공급 사정과 인터넷망에 비춰 중국에서 작동되는 수준의 고강도 CCTV 감시망을 구축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디지털 기술 발전이 북한 주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반면 북한 정권이 주민들 일상생활 감시를 확대할 위험을 키운다”고 봤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디지털 감시의 위험성에 대해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감시 기술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감시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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