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소방, 고양 저유소 피해 산정 '제각각'…비난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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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 고양 저유소 피해 산정 '제각각'…비난 자초
  • 배성복 기자
  • 승인 2018.10.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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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탱크 2기 폭발 가운데 1기 피해는 아예 내역서 제외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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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배성복 기자] 지난 7일 발생한 고양 저유소 화재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경찰과 소방이 각기 다른 피해 규모를 내놓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게다가 경찰과 소방이 산정한 초기 피해 규모에서는 뉴시스 단독 보도로 확인된 다른 휘발유 저장탱크 폭발은 아예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피해 내역과 피해액 산정이 면밀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23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17시간의 진압과정 끝에 지난 8일 오전 3시 58분께 완전 진화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고양 저유소)의 옥외 휘발유 저장탱크 화재를 놓고, 경찰과 소방이 화재 원인과 대한송유관공사의 안전관리 등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방 측은 당초 화재 피해액을 휘발유 260만 리터가 불에 타 43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언론 등에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최근 조사를 통해 피해 규모를 휘발유 소실에 따른 피해 40억원, 저장탱크 피해 71억원 등 모두 111억 원으로 산정했다.

결과적으로 경찰과 소방의 화재 피해 산정이 무려 7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날 만큼 크게 다른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내역과 피해액은 이달 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피해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일단 기름이 불에 탄 피해 정도만을 추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저장탱크의 폭발과 철재 덮개 피해는 경찰과 소방 모두 피해액 산정에서 제외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화재 초기 조사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경찰과 소방 모두 다른 저장탱크 폭발을 뒤늦게 확인한 점이나 이 같은 내용을 알면서도 피해 규모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한층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고양 저유소 화재 자문단을 구성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자문단과 함께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다른 저장탱크 피해를 브리핑하면서도 피해액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대한송유관공사로부터 피해를 전달받고 그것을 토대로 피해 규모를 정리하고 있다"며 "다른 저장탱크 피해는 추후에 피해액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소방 전문가는 "같은 화재 사고를 놓고 경찰과 소방의 피해 산정이 너무 다른 것도 이상하려니와, 저장탱크 한 개가 아닌 두 개가 폭발하고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분명히 알면서도 다른 저장탱크 피해를 피해액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은 피해 규모를 축소하려는 의도로 엿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SW

bs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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