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이번'과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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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이번'과 '다음'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19.12.1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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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에서 '이번 역', '다음 역', '잊으신 물건 없는지', '잃어버린 물건 없는지' 어떤 게 정확한 말인지 잘 짚히지 않으시죠? 사진 / 임동현 기자
지하철 역에서 '이번 역', '다음 역', '잊으신 물건 없는지', '잃어버린 물건 없는지' 어떤 게 정확한 말인지 잘 짚히지 않으시죠? 사진 / 임동현 기자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우리말에는 느낌으로는 알아듣지만, 그 명확한 의미를 살피다 보면 맞는지 틀린 건지 어리둥절해지고 마는 말들이 더러, 아니 꽤 있습니다.  

‘이번’과 ‘다음’.  좀 헷갈릴 때가 있지 않던가요? 그냥 둘을 놓고 뜻풀이를 하면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은 '곧 돌아오는 차례, 다음은 어떤 차례의 바로 뒤'가 됩니다. 그런데 ‘다음’은 여러 가지 다른 뜻이 있습니다.

'어떤 사물에 바로 인접한 것', '어떤 일이나 과정이 끝난 뒤', '그 아닌 사실을 힘주어 나타내는 것'이 되고 '한 계단, 한 직급 등이 낮은 자리'...의 뜻도 있습니다. ‘그가 두목 다음이다’는 부두목이나 두목만큼 실세를 말하는 거겠죠.

지하철에서  이번 역, 다음 역 할 때로 구분해보면 두 말의 쓰임이 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앞에 와 있거나 이제 막 지나간 것은 ‘이번’이고 '다음'은 조금 시차를 둔 뒤를 말합니다. 하지만 '이번'이 곧 돌아올 차례이기도 하니 9호선 가양역을 지나 마곡역에 닿기 전에는 마곡역은 '이번 역', '다음 역' 둘 다 되기도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이번'과 '다음'을 편안히 잘 쓰고 있는데 괜히 꼬치꼬치 따져서 머리에 혼란과 혼동을 일으키느냐고 하실 분도 있겠죠. 그러나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는 정의나 진리가 없듯 정확하게 하면 우리말도 한 가지만 옳지 이것저것이 다 맞을 수가 없으니 좀 더 살펴보죠.

전철이나 열차에서 내릴 때 듣게 되는 주의사항 안내,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몇 가지 중, 어느 게 정확한지 따져서 통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①‘잊으신 물건은 없는지...’ ②‘잊으신 물건이 있는지...’ ③ ‘잃어버린 물건은 없는지...’ ④‘잃어버린 물건이 있는지...’
어떤 게 정확한 말이라고 딱 짚기가 힘들지 않으신가요?

에세이를 참 맛깔나게 쓰시는 작가 김창식님은 이런 지적을 하셨습니다. 우리가 버젓이 쓰는 앞뒤가 뒤바뀐 모순된 말을 재밌게 설명했죠.

“문 닫고 나가라!”, 날이 추워 바람 들어올 기미가 보인다거나, 집안 어른이 주무실 때 등에 쓰는 말이죠. 문을 먼저 닫았는데 어떻게 나가죠? 만리장성을 뚫고 나간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 아닌 담에야 힘들 것입니다. 하하!

이 말 또한 시차가 바뀐 어법이죠. “남편을 만나서 결혼한 뒤의 일이니...” 결혼 전인데 어떻게 ‘남편’이 있죠? 설마 ‘남의 집 남편’을 미혼녀가 만난 건 아니겠죠. 앞에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라 말해야 비로소 맞는 말이 되겠죠.

좌석버스 안 행상들 기억나시죠?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고아로 태어나….” 4,50대 이상이면 좌석버스 안에서 이런 멘트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버스에서 앵벌이라 그러나요...? 그런 사람들이 승객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물건을 강매했죠. 껌, 볼펜 같은 걸 하는 수없이 사줬던 일이 있습니다. 그땐 누구나 겁먹은 상태라 어떻게 고아로 태어났는데 부모님이 계셨냐고 따지지도 못했죠.

좀 다른 쪽 이야기입니다만, 세상에는 두 가지로 말하는 것들이 마구 뒤섞여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닙니다. 서로 자기 말이 옳다고 하지만 어느 한편은 분명히 틀린 말을 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특히 정치 분야에서 쏟아지고 있는 말들은 뭘 모르는 국민들 ‘정답’을 알기가 힘듭니다. '지소미아로 일본이 사과를 했네 안했네, 그 말이 사과네 아니네...'가 혼동이 가고요, ‘사건을 이첩했을 뿐’, ‘수사를 하명한 것’ 어느 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시중에 떠도는 말 중 ‘성명 불상인 자와 공범으로...’에서 이름이 ‘불상’이라는 사람과 함께 범죄를 했다는 말인지 아니면, 함께 죄지은 사람 이름을  안 알려줘서 그리 부른 것인지 뭔가 모순된 말 같다는 합리적 궁금증이 팍~ 듭니다. 저에게는요!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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