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국형 엥떼르미땅', 예술인에게 비판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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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국형 엥떼르미땅', 예술인에게 비판받는 이유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2.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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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 결론, '예술인 고용보험제도'로 전환
예술인권리보장법 및 고용보험제 국회 방치, 폐기될 가능성 커
예술인단체 "법안 통과되면 다 해결될 사항, 여당이 자신들의 할 일 안하고 있다"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이 '한국형 엥떼르미땅'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이 '한국형 엥떼르미땅'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으로 나라 전체가 들썩였던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은 "문화예술 1등 국가의 꿈을 실현하겠다"며 '한국형 엥떼르미땅'(문화예술 전문 실업보험제도), 문화예술인 복지지원센터 건립, 경력단절 예술인센터 전국망 구축 등을 골자로 한 문화예술 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2년 전 우리 실정에 맞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난 프랑스식 사회보장제도 '엥떼르미땅'을 다시 전면에 띄운 점이 '문화정책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라는 비판과 함께 '예술인권리보장법'을 방치한 상태로 문화예술 공약을 발표한 것은 문화를 '선거 마케팅'의 도구로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문화예술 전문기관이 관리하는 실업보험제도를 추진하겠다"면서 "예술인고용보험법의 조속한 처리와 함께 문화예술 전문기관 소관의 한국형 '엥떼르미땅' 제도를 도입하고 프리랜서 예술인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화예술인 복합지원센터를 조성해 예술인 사회보험지원, 불공정피해 구제, 자녀 돌봄 등 현장 접근성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력단절 예술인의 현장 복귀 지원센터를 2024년까지 전국 17개소에 설치해 경력단절 예술인에 대한 맞춤형 역량강화 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엥떼르미땅은 프랑스의 예술인 실업보험제도로 피고용자와 고용주가 함께 기여금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이 제도는 2018년 새예술정책 예술인복지정책에서 논의가 됐지만 "단속적 예술노동의 특성에 가장 직접적인 해외사례일 뿐이며, 까다로운 자격요건 등으로 오히려 사회보장의 범위를 축소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려가 됐고 대신 '예술인 고용보험제도'가 채택이 됐다.

풀어서 말하면 프랑스의 경우 오랜 기간부터 예술인이 직업으로 명확히 인정받고 있기에 가능하지만 예술인이 직업으로 인정되지 않고 수입이 일정치 않은 프리랜서 예술인들이 많은 한국에서는 예술인들에게 고용료 부담을 지우는 엥떼르미땅 모델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보편적인 사회보장제도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2018년 11월 이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이 발의됐다. 또 2019년 4월에는 예술인의 노동자성과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하는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을 위한 법률'(예술인권리보장법)이 발의됐다. 

고용보험법 개정법률안은 고용보험제도 수혜자격을 개정해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졌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예술인들이 고용보험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이 고용보험제도를 위해 예술인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 예술인권리보장법이었다. 이 법은 표현의 자유, 예술노동권, 성평등 환경조성 등 3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블랙리스트 사태의 극복, 문화예술인/종사자의 지위와 권리의 제도적 토대 구축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두 법안은 정쟁 속에 국회에 계속 방치가 됐고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가 되지 않는다면 자동 폐기된다. 예술인들은 민주당이 법안 통과를 뒷전으로 미루고 이미 논의가 끝난 '한국형 엥떼르미땅'을 앞세운 공약을 발표한 것은 선거를 위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면서 남은 임시국회 회기 내에 법안을 통과시키고 공약을 다시 새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위원장은 <시사주간>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공약은 20대 국회에서 예술인권리보장법, 예술인 고용보험제를 통과시키면 다 해결되는 사항이다. 그런데 집권 여당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한국형 엥떼르미땅'을 내건 것은 총선을 앞두고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던진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예술인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기에 블랙리스트, 미투가 생겼고 예술인복지는 법적으로 보장이 되어야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인 복합지원센터, 경력단절 예술인 지원센터' 공약도 예술인 복지정책의 흐름을 모르고 내놓은 공약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예술인권리보장을 위한 예술인공동행동은 19일 성명서에서 "복합지원센터, 경력단절 예술인 지원센터 등은 이미 예술인의 사회보험료 지원, 경력단절 예술인 지원, 성폭력 예방교육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나올 수 없는 아이디어다. 해당 단체는 정부가 중요 기관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인지, 사업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최소한의 인원만이 배치되어 있다"면서 "민주당이 진정 예술인들의 복지를 생각하고 센터를 건립하고 싶었다면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인건비 승인을 거절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실정부터 파악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예술인 고용보험인 '한국형 엥떼르미땅' 제도를 만들어 청년 문화 예술인이 창의적 생산 활동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창작장려금 지원대상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술인들은 약속보다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여당이 할 일임을 주장하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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