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부산에 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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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부산에 오거든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0.05.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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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사퇴를 발표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기자회견 중 눈을 감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3일 사퇴를 발표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기자회견 중 눈을 감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언어유희(말장난)가 직업인 저 같은 코미디작가들은 누굴 만나거나 사회적으로 무슨 사건이 생기면 해당 말을 비트는 것이 습관 아니 생활화 돼있습니다. 꼭 고약하게 비난조로만 하는 게 아니니 들어봐도 재밌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가끔 대하는 두 성, 오씨나 전씨를 만나면 칭찬부터 합니다. 천부적으로 좋은 성씨를 가져서 참 행운이다 라고요.  

“오! 오육칠 씨, 오씨이시군요! 감탄사 Oh로 시작하니 얼마나 멋집니까? 뒤의 이름 육칠에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탄복을 하며 부릅니다. 오 오 오!!” 특히 서양 사람들은 기쁨의 탄성을 모두 ‘오’로 통일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 전뒤안 씨, 겸손하기 그지없으시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는 누구요 하는데, 저는 누굽니다 이렇게 말씀하시잖아요. 어딜 가나 자기를 전...하고 낮추는 뒤안 씨는 성씨만으로도 훌륭합니다.”

성문제에 대해 엄격하고 깨끗해지려고 엄청나게 분투하는 나라 대한민국,

동방예의지국답게 남녀는 어릴 때부터 애초에 내외를 시켰습니다. 남녀적 거리두기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

양이교육(洋夷敎育)을 싸가지 없이 받은 나머지 일찍 까진 요즘 젊은 아해들 몇몇은 남녀칠세지남철로 여겨 전철이고 어디서고 양면테이프처럼 짝짝 붙어서 비비고, 부비고, 쪽쪽대고 난리가 아닙니다만 대부분은 거리두기를 잘 지키고 있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어땠는지 아십니까? 대학 때 그녀와 종로거리를 걸었는데, 손을 못 잡았냐구요? 하! 팔짱을 못 끼어 억울하냐구요? 하하!! 앞뒤로 몇 미터 거리를 두고 걸었냐구요? 하하하!!!  말도 마세요. 저는 인사동쪽 상대는 을지로쪽, 각자 찻길 건너편을 걸어야 했습니다. 하하하하!!!!

코로나나 음탕귀신 할아부지도 끼어들지 못하도록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켜 전세계적으로 모범국이 된 대한민국입니다.

이 나라, 엄청나게 큰 도시 부산의 5시장님, 왜 Oh시장이 되지 못하고 하수구 악취가 느껴지는 汚시장으로 추락하고 마셨을까요?  

다솜이(제 딸년)는 지금도 제가 안으려 하거나 뽀뽀를 하려들면(ㅋㅋ) 밀치며 ‘허락을 받고 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하물며 내 딸도 아니고 나랑은 아무 상관없는 처자의 몸을 그것도 시장실이라는 엄숙하기 이를 데 없는 방에서, 함부로 일방적으로 터치를 하고 그러셨냐구요?

맹렬했지만 결국 잡힌 강원도 산불처럼 곧 잠잠해질 텐데, 무슨 3류코미디작가까지 나서서 입방아를 찧느냐고, 제가 괘씸하시기도 하겠죠. 그런데 사람들은 이전의 5시장님의 태도와 그 후 변명으로 일관하신 사과에 화를 내고 있다니까요, 여전히!    

5분 사이에 벌어진 점, 강제추행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것... 이런 표현들은 시장께옵서 직접 집필, 자기 목소리로 말했다기보다는 연설문 담당관 등 다른 작가들이 상상력 발휘하고 문학적 수사 집어넣어 대필한 것을 가성으로 읽었다고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저도 남의 글을 써줘 봐서 알거든요.  

책임은 인정하되 아주 슬그머니 쬐끄맣게(최소화)하려는 의도, 피해자에 대한 석고대죄 아닌, 권력이 물속에서 움켜쥔 모래처럼 실실 빠져나가는 허탈감에서 스리슬쩍 눈물도 비친 거 아닌가요?

이러면 부산 사람들, ‘아름다운 거 많은 곳이니 부산에 오거든 충분히 보세요~’라는 인사말을 어떻게 하겠어요요요요요??!!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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