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발달장애인, 찾아줄 기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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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발달장애인, 찾아줄 기관이 없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3.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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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아동 찾는 기관에 포함, 성인도 '아동 매뉴얼'로 찾아
국회 '실종아동법 개정안' 발의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담당"
"현 기재부 예산 집행으로는 불가능" 지적 "떠넘기기 될 수도"
장준호씨를 찾는 전단. 사진=경기 고양경찰서
장준호씨를 찾는 전단. 사진=경기 고양경찰서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발달장애인들의 실종 신고 접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미발견 또는 사망으로 확인된 경우가 나오고 있지만 실종 발달장애인을 찾는 담당 기관이 존재하지 않아 성인 발달장애인을 '아동기관'에서 담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실종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가 됐지만 발달장애인을 '아동'으로 단정짓는 등의 행정으로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7일 한강 일산대교 인근에서 자폐 중증장애인 장준호(21)씨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장준호씨는 지난해 12월 어머니와 산책 도중 갑자기 실종됐고 이후 SNS를 통해 장씨의 사진과 인상착의가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이 장씨의 귀환을 바랬지만 결국 3개월만에 시신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최근 정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실종 접수 건수가 연평균 8000건에 이르고 특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2.47%로 치매 환자(1.72%), 18세 미만 아동(0.25%)보다 더 높았다. 또 실종된 발달장애인을 찾더라도 사망한 건수가 271건에 달하며 미발견도 실종 발달장애인이 실종 아동의 약 2배, 발견시 사망 비율 4.5배로 나타났다. GPS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마트 깔창'을 보급하고 민관협력기구를 구성하는 등 발달장애인 실종을 막기 위해 지자체가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종 사고가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장준호씨에 대한 수색이 한참 진행되던 지난 1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등 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코로나19로 시설 이용이 어려워져 어머니와 집에서만 계속 시간을 보내다가 어렵게 한 외출에서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코로나 창궐 이후 긴급돌봄이 제한되어 활동지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니 장애를 겪는 자녀를 돌보기 위해 보호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그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지는 가정이 생겼다"고 현실의 고충을 토로하면서 "실종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예방과 실종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긴급하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달라"고 호소했다.

문제는 발달장애인의 실종 및 실종 후 사망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담당하는 기관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실종 아동은 아동권리보장원, 실종 치매 노인은 중앙치매센터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실종 발달장애인은 실종 업무 기관을 법으로 따로 규정한 곳이 없어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실종아동과 병행해서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성인 발달장애인도 '아동'으로 구분되어 그 매뉴얼대로 진행을 하다보니 실종 후 발견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달장애인 실종사건 맞춤형 대책을 담은 '실종아동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은 실종아동 관련 업무를 수행할 때 아동, 장애인, 치매 환자의 각각의 특성을 반영하고, 실종 발달장애인에 대한 업무는 전문성을 고려해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직무수행 중 실종아동에 대한 신고의무대상을 정신건강복지센터 종사자,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등으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강선우 의원은 2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종된 발달장애인에 대한 대응 시스템을 보니 결국 '실종 아동을 찾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길에서 만약 아이가 혼자 돌아다니거나 헤매는 것을 보면 '엄마 어딨니? 길을 잃었니?'라고 묻는 등 도움의 손길이 가기 쉬운데 발달장애를 겪는 성인이 혼자 돌아다니거나 배회한다고 해도 누가 가서 물어보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인데도 실종 아동을 찾는 시스템을 적용해서 찾는다는 점이 한계라고 생각해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안이 개정된다고 해도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대로 실시할 경우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관련 예산을 투입해야하는데 현재 기획재정부의 운영대로 증액을 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 부족은 시스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이 때문에 부족한 인원과 예산으로 사건들을 처리하다보면 오히려 졸속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원무 칼럼니스트는 지난 26일 장애인 인터넷 신문 '에이블뉴스' 기고문에서 "기재부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충분한 예산을 주지 않았으니 기관 축에서 고용신분이 불안정한 기간제 계약직을 뽑고 피해장애인 구제 및 학대사건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옹호인력 전문성 제고가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 실종 장애인 관련 업무처리 전문성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당초 어려운 일"이라면서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실종 장애인 업무를 맡긴다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가 실종 장애인 관련 업무를 회피한다는 인상마저 준다"고 지적했다.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주먹구구 식으로 아동과 장애인, 노인을 '같은 존재'로 생각하고 운영을 하다보니 매뉴얼이 성립되지 않아 실종 장애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법안을 고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직접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와 운영 체계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의견이다. SW

ldh@economicpoa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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