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의 개, 이재명의 녹취록
상태바
루스벨트의 개, 이재명의 녹취록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2.02.22 08:24
  • 댓글 0
  • 트위터 386,2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페티앙북스
사진=페티앙북스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이다. 그는 선거에 출마할 때마다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다. 1944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토머스 듀이는 루스벨트의 애완견(이름은 팔라)까지도 국민들 세금으로 누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루스벨트는 이렇게 반박했다.

“팔라는 화를 냈습니다. 내가 팔라를 알류산 열도에 두고 와서는 구축함을 보내 찾아오게 했다는 이야기를 공화당이 지어냈다는 걸 알고는 진노했습니다. 이후 필라는 완전히 다른개가 됐습니다. 저에 대한 악의적 험담에는 이미 익숙합니다. 저에게도 제 개를 중상모략하는 말에 대해 반대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재치 넘치는 연설은 엄청난 효과를 발휘했다. 공격은 원래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한 행동이라는 점을 잘아는 루스벨트는 상대가 했던 말을 그대로 인용해 반박함으로써 기를 꺾어 버렸다.

선거전이 점점 가열되면서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21일 대선후보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는 '화천대유 관계자 녹취록'이라는 패널을 들고 나와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운운한 부분을 공개했다. 윤 후보가 “녹취록 끝부분을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이 나온다”고 하자 부인하면서 윤 후보에게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느냐”고 공격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영학 김만배 녹취록에 나온 '이재명 게이트' 발언 공개'라는 제목의 월간조선 기사에 따르면 해당 녹취록에는 김만배씨가 "이재명 게이트 때문에"라고 말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생방송에서 사실관계를 쏙 빼고 상대에 불리한 부분만 발췌해 공개하는 것은 좋게 말하면 전략이랄 수 있다. 그러나 악의적 험담은 일시적으로는 혹세무민 할 수 있으나 그 생명은 짧다. 미국민들이 루스벨트를 제대로 봤기 때문에 악의적 험담에 현혹되지 않았다. 국민을 둘로 갈라치고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며 온갖 탈법을 마다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악한 말로(末路)는 미국민들이 트럼프의 거짓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SW

jj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