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황영화 기자] 국가정보원이 최근 1급 간부들에 대한 보직 인사를 냈다가 1주일 만에 번복하고 직무 대기발령을 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정보 당국의 고위 간부 인사가 대통령 재가까지 거친 뒤 번복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대통령실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달 국·처장에 해당하는 1급 간부 5명에 대해 새 보직 인사 공지를 했다가 돌연 지난주 발령을 취소했다. 발표까지 된 임명 공지가 갑자기 취소된 건 초유의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보직 인사를 재가했다가 지난주 돌연 뒤집은 것이다. 이 사이 국정원 특정 간부가 권한을 남용해 인사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투서가 발송됐고, 윤 대통령은 이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의 전횡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국정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4개월여 만인 지난해 9월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1급 간부가 전원 퇴직한 뒤 주로 내부 승진자로 1급 간부 20여 명을 새로 임명했다. 지난해 말에는 2·3급 간부 보직 인사를 마무리하며 간부진 물갈이 인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수뇌부 간 갈등설이 퍼지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엔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 4개월 만에 사직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소문이 무성했다. 조 실장은 국정원 조직과 인사, 예산 등을 총괄하는 2인자로 공교롭게도 국회 국정감사 직전에 사퇴하고, 국정원장은 이걸 나중에 통보받으면서 인사 갈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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