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15개월 연속 가입자 이탈···무용론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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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15개월 연속 가입자 이탈···무용론 탓
  • 성재경 기자
  • 승인 2023.10.2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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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성재경 기자]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청약통장 가입자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에 따른 청약 무용론 확산과 분양 시장 양극화, 낮은 청약통장 금리, 신규 분양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580만2550명으로 8월 2581만5885명보다 1만3335명 감소했다.

작년 6월 2703만191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줄어든 청약통장 가입자는 총 122만9361명에 달한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음에도 청약통장 이탈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한 때 주무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필수품으로 여겨졌던 청약통장 이탈이 멈추지 않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분양가 상승으로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영향이 크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인근 시세보다 싼 새 아파트가 거의 사라지면서 청약 수요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치솟는 분양가로 분양 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아 '청약 통장 무용론'도 퍼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동대문구에서 올해 4월에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 분양가가 3.3㎡당 2930만원이었으나 이달 분양하는 이문 아이파크자이 분양가는 3.3㎡당 355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9억7600만원에서 11억9000만원으로 2억원 넘게 올랐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진 단지에선 두 자릿수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계약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계약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 등 인기 지역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지방 등 비인기 지역은 미달이 속출하며 분양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도 청약 통장의 인기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비인기 지역에선 굳이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도 새 집을 분양받을 수 있는 만큼 청약통장 효용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부가 청약통장 작년과 올해 연달아 금리를 인상해 2.8% 수준까지 올렸지만 여전히 시중 은행 금리에 비해 낮은 편이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연 4.3%인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적지 않다. 더 높은 수익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청약통장 이탈이 더해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신규 주택공급이 부진한 것도 청약통장 가입자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12만6345가구로 2020년~2022년 사이 연간 36~38만 가구가 공급됐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3기 신도시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청약통장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좋지 않다보니 청약통장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SW

s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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