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이사회 의결과정 매우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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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이사회 의결과정 매우 불투명
  • 박지윤 기자
  • 승인 2016.09.0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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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갑' 오너일가…주총서 주주가치 훼손안건 처리
사진 / 한국지배구조원

 

[시사주간=박지윤 기자] 사조그룹은 44개 계열사를 거느린 자산 2조원대 기업이지만 사실상 오너일가가 독점하는 지배구조로 인해 이사회 의사결정과정이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회가 오너일가를 견제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사조시스템즈가 오너소유의 비상장사여서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사조그룹 상장계열사 6곳중 사조산업, 사조씨푸드, 동아원은 지난해 지배구조 평가결과 B등급을, 사조대림, 사조오양, 사조해표는 C등급을 각각 받았다. 지배구조원은 매년 기업들을 7단계(S·A ·A·B ·B·C·D)로 평가하고 있으며, B와 C는 모두 하위권에 해당한다.

사조그룹은 지난해 오너3세 주지홍→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해표·사조대림·사조씨푸드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된 지배구도를 완성했으며,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사조시스템즈의 경우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지배구조 평가를 받지 않았다.

상장 핵심계열사인 사조산업의 경우 오너2세 주진우 회장(19.94%), 부인 윤성애 여사(0.96%), 3세 주지홍 상무(3.87%), 사조시스템즈(18.75%)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과반 이상인 51.72%에 이르러 오너일가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작용한다.

사조산업 이사회는 7명의 등기임원으로 구성돼 있다.

상근 사내이사로 주진우 회장과 김정수 이사, 비상근 사내이사로 이인우·이일향 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이중 이일향 이사는 주진우 회장의 모친이다.

비상근 사외이사로는 최칠규·박사천·이명성 이사가 활동 중이다.

박사천 이사의 경우 1974년부터 1997년까지 사조산업에서 근무한 전직임원 출신이어서 외부견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조시스템즈 대표 출신 이명성 이사와 2004년부터 여러 사조그룹 계열사 사외이사를 맡아온 최칠규 이사 역시 비슷한 비판을 받고 있다.

사조산업 이사회 내에는 인사위원회, 보수위원회, 감사위원회, 외환리스크관리위원회 등 4개의 소위원회가 있다. 하지만 공정한 사외이사 추천을 담당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는 구성돼있지 않다.

사조산업 이사회는 올해들어 총 24차례의 회의를 열어 관계사 대여의건 등 안건을 논의했고 이를 모두 가결시켰다.

사조그룹 상장사들은 올해 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권리를 훼손하는 안건을 통과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사조산업의 경우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를 기존 2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각각 확대하는 안건을 상정, 통과시켰다.

이 안건은 주주 지분을 희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소액 주주들의 반발에 봉착했지만 오너일가 지분이 50% 이상이어서 무난하게 주총을 통과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조그룹은 오너일가 등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할 인적시스템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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