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복대박]자갈치 난장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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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복대박]자갈치 난장 (32)
  • 시사주간
  • 승인 2016.10.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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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한의 사무실. ‘불도저개발 대표이사 전두한’이라는 자기명패가 으리으리하다.

벽에는 세계전도가 붙어 있고 태극기가 깃대에 꽂혀 있다. 한쪽 구석엔 골프클럽과 간이퍼팅 연습기구며 제법 한다 하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찍은 사진 등이 잡다한데 의자에 걸려 있는 호랑이무늬 자수가 그의 취향을 암상맞게 설명해 주고 있다.

전두한과 노태오가 마주앉아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다가 전두한이 몸을 뒤로 제치며 말을 툭 던졌다.“글마 그거 믿을 만하나?”

“머 배운 건 없어도 눈치하나는 기가 막히고 머리도 있데이. 한가닥 할 놈이데이. 수산물택배권 내주마 배 묵고 이빨 닦는 격이데이.”

“데이데이데이∼ 아이코 지겹다. 데이가 가 머꼬? 데이가?”전두한이 갑자기 말길을 돌려 장난치듯 말하자 노태오가 낼름 알아듣곤 킬킬거리며 노랫말로 흥얼거렸다.

“선데이 먼데이 비슷하데이….”노래가 나오자 전두한이 손뼉을 딱!치면서 배꼽을 잡았다. 그러면서 두사람은 박장대소한다. 학창시절 다니엘 본의 팝송 ‘뷰티플선데이’ 가사를 몰라 “선데이먼데이비슷하데이”하면서 교복바지를 반쯤 걷고 다리를 떨며 춤을 추던 생각이 났던 것이다.

이빨이 튀어나가랴 정신없이 웃던 전두한이 웃음을 멈추고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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