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농협은행 김주하 행장 취임사=[전문]
상태바
[경제]농협은행 김주하 행장 취임사=[전문]
  • 시사주간
  • 승인 2014.01.02 09:18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리답(水利畓)처럼 강하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변모해야.
▲ [시사주간=경제팀]

핵심부서를 두루거친 김주하 NH농협은행장이 2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김 행장의 임기는 오는 2015년 12월31일까지다.

경북 예천 출신인 그는 대창고와 숭실대를 졸업한 뒤 1981년 농협에 첫 발을 디뎠다. 신용·경제사업 분리 이전에 농협중앙회에서 금융업무를 총괄하는 금융기획부장을 두 번이나 지냈고, 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으로서 지주 출범과 조기 정착에 기여해왔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

사랑하는 농협은행 임직원 여러분. 희망찬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저는 오늘 농협은행의 제2대 은행장 소임을 부여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농협은행에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시는 고객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농협은행의 안정적인 경영기반 구축을 위해 열정을 다해주신 신충식 전임 은행장님께도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여러모로 부족한 저에게 은행장의 중책을 맡겨주신 최원병 중앙회장님, 임종룡 금융지주 회장님,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맡은 바 직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하고 계시는 임직원 여러분께도 제 진심을 모아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사랑하는 농협은행 임직원 여러분. 이제 우리 농협은행은 출범 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지금부터는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은행으로 발돋움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경영여건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내적으로는 경기 불황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건전성과 수익성이 위협을 받고 있고, 외적으로는 저성장·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난제(難題)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시장 선도은행으로 도약하는 것만이 농협은행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분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길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해서 우리가 잘하고 있는 부분과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더욱 발전시키고, 부족한 부분은 적극 보완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농협은행 임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제2대 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농협은행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중점적으로 추진코자 하는 사항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고객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은행을 만들어야겠습니다.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는다는 것은 은행 최고의 가치입니다. 고객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전산사고라는 부끄러운 기억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 절치부심(切齒腐心)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농협은행의 뿌리가 농업·농촌에 있음을 명심하고 농업금융 지원에도 역량을 집중해야겠습니다. 아울러 서민·중소기업 지원,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사회적 책임의 적극적인 수행을 통해 협동조합 은행으로서의 가치를 정립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은행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둘째, 협동조합 수익센터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농협은행이 창출하는 수익은 농업·농촌의 복지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경제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저성장기에는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의 역할 강화가 너무나도 절실한 상황입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사업역량 강화와 신규수익원 발굴은 물론 비용합리화를 통한 비용 경쟁력 확보도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조직 내 원가의식을 확산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알찬 경영’을
추진해 나가야겠습니다.

셋째, 리스크관리를 강화해 튼튼한 은행 기틀을 다져야겠습니다. 우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금융회사의 성패가 리스크관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제 리스크관리는 몇몇 사람이나 특정부서의 업무가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업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임직원이 리스크관리의 주체가 돼야 하며 부실채권 감축은 물론이고 바젤Ⅲ 도입,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이 가져올 영향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해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튼튼한 은행으로 만들어 갑시다.

넷째, 직원들이 신바람나고 행복해하는 은행으로 가꿔야겠습니다. 금융업을 돈장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는 평소 금융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직원들에게 틈날 때마다 인문학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농협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제공도 중요하지만 구성원이 능동적인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능동적인 사고와 행동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고객을 위한 진정한 서비스가 창출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스스로 과거 수동적이었던 조직문화를, 시대흐름에 걸맞는 생동감 있는 조직으로 바꿔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인정받는 성과 중심의 공정한 보상체계도 구축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보여주기식 비효율적인 관행은 과감히 개선하고, 작은 계획일지라도 실천하고 점검하는 실행 중심의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모두가 즐겁고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일궈야겠습니다.

다섯째, 범(凡) 농협 협력을 통해 시너지 창출에 앞장서야겠습니다. 우리에겐 농협이라는 튼튼한 울타리와 NH농협금융 업무를 총괄 지원하는 금융지주, 그리고 보험, 증권, 캐피탈, 자산운용, 선물 등 금융자회사는 물론 전국 곳곳에 퍼져 있는 수많은 경제사업장이라는 동반자가 있습니다.

유통과 금융을 아우르는 다양한 사업과 고객이 존재한다는 점은 농협만의 차별화된 장점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찾아낸다면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성과를 이룰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농협은행 임직원 여러분. 저는 지난 33년간 여러분과 함께 생활하면서 우리 임직원들의 능력과 조직에 대한 열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농협은행은 비에만 의존하는 천수답(天水畓)이 아니라 비가 오지 않더라도 풍년 농사가 가능한 수리답(水利畓)처럼 강하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여러분과 함께라면못 이룰 꿈이 없다고 확신합니다. 여러분의 역량과 잠재력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우리 모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다함께 힘차게 전진합시다.  SW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