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1956.8.31-2018.7.23 영면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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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1956.8.31-2018.7.23 영면에 들다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8.07.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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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의 삶 노란 꽃길을 밟고 떠나다
한 젊은 시민은 "청년 동성애자, 저의 목소리를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 / 시사주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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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채원 기자]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노란 꽃길을 밟고 떠났다.

 발인날인 27일, 정의당이 조문객들을 위해 마련한 노란 추모 포스트잇은 '정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의원을 추모합니다'라고 쓰인 검정 현수막을 넘어 빈소 주변의 벽면까지 노랗게 물들였다. 벽에 붙은 포스트잇만해도 3000여개에 달한다. '감사하다', '뜻을 이어가겠다'는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그 중에는 고인의 생애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수자, 노동자들 목소리도 있었다.

 한 젊은 시민은 "청년 동성애자, 저의 목소리를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다른 추모객은 "이 땅의 노동자의 한사람으로서 의원님은 제겐 너무도 따뜻한 아버지셨습니다. 못다 이루신 의원님의 큰 뜻을 희망삼아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의원님!"이라고 포스트잇을 채웠다.

조문을 위해 줄을 서 있던 나두식(46)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은 "2016년 총선 때 유세를 하던 의원님께 또 다시 삼성과 싸울 수 있겠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당시 의원님이 고민도 없이 '언제든 싸울 수 있다'고 말했었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중고교 학생들의 메시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 청소년은 "의원님을 보며 꿈을 키우겠습니다. 하늘나라에서 저희들을 지켜봐 주세요"라는 추모글을 남겼고, 다른 학생은 "티비에서 볼 때마다 늘 만나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뵙게 돼 마음이 아픕니다. 영면하세요"라고 애도했다.

교복을 입고 친구와 빈소를 찾은 김승준(17)군은 "우리 같은 학생들을 위해서도 늘 목소리를 내주신 분"이라며 "주변에서 좋은 어른을 찾기가 힘든 것 같은데 정말 좋은 어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던 '문화인'인 고인을 추억하는 글도 있었다.

 한 추모객은 "노 의원님 생전에 추천해주셨던 왈츠 음악이 생각납니다. 의원님 육체는 떠났지만 정신은 그대로 남아 여기 남은 사람들이 진정한 진실의 왈츠곡을 완성할 것입니다"라고 기렸다.

또 "편히 쉬세요. 그곳에서는 첼로 연주하시고 즐겁게, 즐기며 지내세요. 여기 일은 이제 남은 사람들이 할게요", "우리가 수천만의 노회찬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나는 노회찬이다'"라는 글들도 있었다. 
  
  정의당은 이날 아침 추모 포스트잇을 모두 수거했으며 추후 여의도 정의당 중앙당사로 옮겨 보관할 예정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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