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조,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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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노조,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
  • 김기현 기자
  • 승인 2016.05.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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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갈등 날로 심화…맞고소·중징계
대한항공은 전날 이규남 조종사 노조위원장의 직급을 기장에서 부기장으로 강등키로 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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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기현 기자임금인상 폭을 놓고 시작된 대한항공 노사 간 갈등이 맞고소와 중징계로 이어지며 날로 심화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이 회사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분 임금 인상에 대한 합의를 아직도 보지못한채 상호 감정 대결양상까지 빚으며 고소·고발, 중징계 등의 공방전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전날 이규남 조종사 노조위원장의 직급을 기장에서 부기장으로 강등키로 했다. 대한항공에서는 지난달 1일 오후 1시 5분으로 예정됐던 인천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항공편의 출항이 44분여 지연된 사건이 있었다.

이 위원장이 당시 출항 전 사전 브리핑 시간을 평소보다 길게 늘리면서 이에 불만을 표한 외국인 기장과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발생했던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 위원장이 고의로 출항을 지연했다고 판단하고 한 직급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회사측은 지난달에는 준법투쟁 방침인 '24시간 내 12시간 근무 규정'을 이유로 비행을 거부한 박종국 기장에 대해 파면 징계를 확정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일에는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가방에 부착하고 다닌 조종사 노조 20명 전원을 사내 중앙상벌위원회에 부치기로 했다. 당초 경찰 고소를 취하하는 등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지만 조종사 노조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끝내 명예훼손 및 모욕혐의로 고소하면서 갈등이 재개됐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대한항공의 한 부기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종사 업무가 과중하다"고 쓴 게시글에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게 오토파일럿(자동조종)이다. 과시가 심하다. 개가 웃는다"고 댓글을 달며 조종사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모든 논란의 발단은 임금인상에 대한 양측의 견해차에 있다. 사측과 조종사 노조 간 2015년도 임금협상은 여태 진행 중이다. 사측은 1.9%의 임금인상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노조는 37%(5000만원)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4000만원 수준이다.

조종사 노조를 향한 내부 직원들의 눈길도 곱지 않다. 대한항공에는 조종사노조(1080여명), 조종사새노조(760여명), 일반직 직원들로 구성된 일반노조(1만600여명) 등 총 3개의 복수노조가 있다.

일반직 노조의 경우 이미 1.9% 임금을 올리는 것으로 지난해 임금협상을 마쳤다. 일반 노조는 올 초 '조종사 노조 쟁의 찬반 투표를 바라보는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면서 "조종사 노조의 주장은 절박한 생존권 요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SW

kk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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