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삼양라면, 숯검덩이 곰팡이에 소비자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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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삼양라면, 숯검덩이 곰팡이에 소비자 ‘경악’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7.03.28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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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신고에도 ‘묵묵부답’…‘라면 명가’ 자존심 끓여먹었나!
곰팡이가 핀 삼양라면. 사진 / 독자 제공 


[시사주간=임영빈 기자] 대한민국 최초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라면. 50여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삼양식품의 대표 상품이다. 아직까지 많은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삼양라면에 최근 곰팡이가 대량 나왔다는 사례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소비자 남 모씨는 5개들이 삼양라면 세트를 구입, 그 중 1개의 포장을 뜯어보니 검게 핀 곰팡이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남 씨의 전언에 의하면 “5개 중 4개는 이상이 없었는데,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며 “라면공장 소비자센터에 인터넷 신고도 하고 전화도 했는데 연락이 안 된다”고 한다.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제품에 곰팡이가 발생했음에도 사태파악 및 해당 소비자에 대한 진실한 사과와 적절한 보상, 재발 방지 약속 등이 이뤄지기 보다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대다수 소비자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몇몇 소비자들은 삼양라면에 대한 신뢰를 업체 스스로가 저버린 것이라며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국민 먹거리였던 삼양라면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냐며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있다.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회장은 1963년 대한민국에 최초로 라면을 선보였다. 그는 “국민을 위해 애국하는 마음으로 라면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전쟁 이후 극도로 피폐해진 국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기 위해 일본에서 라면 기술을 들여왔다.    

그러나 ‘라면 원조’의 위상은 급속도로 무너져갔다. 특히 전중윤 회장 타계 후 전인장 회장이 2010년부터 경영을 맡은 이래로 업계 내에서 위치가 점차적으로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업계 3위에 위치하고 있긴 하지만 농심, 오뚜기와 좀처럼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8일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4년 삼양식품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12.8%에서 2016년 10.7%로 2.1%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동 기간 팔도는 7.3%에서 8.7%로 1.4%포인트 오르는, 꾸준한 점유율 상승세를 기록하며 3위 탈환을 위해 전력투구 하고 있는 상황.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장통합점유율을 살펴보면 업계 1위 농심(시장점유율 53.9%)과 2위 오뚜기(23.2%)의 시장 통합 점유율이 약 77%에 이른다. ‘대한민국 라면원조’라는 자부심이 무색하게 삼양라면의 현주소는 ‘3위 지키기’에 급급할 따름이다.

곰팡이가 핀 삼양라면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업계 일각에서는 삼양의 몰락 원인으로 ▲‘대박상품’의 부재 ▲전인장 회장의 라면사업에 대한 부족한 관심과 투자 등을 꼽고 있다.    

지난 2010년 회장에 취임한 전인장 회장은 취임 당시 삼양식품을 종합식품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신사업 진출과 신제품 개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 회장의 공언과 달리 격차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시장 흐름에 발맞춘 신제품 개발을 주력하기보단 기존 제품의 안정적인 매출에 의존한 것이 원인이었다.     

지난 2012년 매운 국물 라면의 틈새시장 속에서 국물 없이 즐기는 ‘불닭볶음면’을 출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소위 ‘대박상품’을 시장에 내놓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2000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삼양식품은 연구개발비용로 1억 6000만 원을 투자했는데, 이 금액은 그 해 매출액 2600억 원의 0.1%에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반면 같은 해 농심은 매출의 0.7% 정도인 88억 5000만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당시 라면시장 3위였던 오뚜기도 16억 원을 투자한 것과 대조된다.    

연구개발비 격차는 전 회장 취임 이래 점점 벌어져갔다. 지난 2009년 삼양식품이 매출액의 0.4%인 11억 원을 투자했을 때 농심은 15배 정도인 164억 원을 투자했다. 오뚜기도 2007년에 119억 원까지 투자비로 사용했다.    

설상가상 현 대표인 전인장 회장의 라면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는 점도 삼양이 부진한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전 회장은 취임 이후 외식브랜드 호면당 인수, 제주우유 인수, 시리얼 시장 진출 등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이를 두고 업계 내에서는 전 회장이 라면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 만큼의 상품 개발이 어려우니 신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지금의 삼양식품을 있게 해준 가장 큰 상품은 삼양라면이다. 그리고 그 삼양라면을 지금까지 아끼고 사랑해준 소비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삼양식품이 존재할 수 있었다. 존재 의의를 잊고 소비자들의 애정 어린 질타와 비판에 대해 귀를 닫는다면 삼양식품을 외면하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SW

ly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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