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비정상적 대출, '세모' 다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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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비정상적 대출, '세모' 다시 세웠다.
  • 시사주간
  • 승인 2014.04.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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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개 금융회사에서 2000억원 이상 빌려 문어발 확장.
▲ [시사주간=사회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소유주였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수십개의 계열사를 만들어 수천억원의 재산을 일군 데는 금융권의 비정상적 대출이 큰 몫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뉴시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세모·아이원아이홀딩스·문진미디어·트라이곤코리아·청해진해운·천해지·온지구·아해·다판다·국제영상·노른자쇼핑 등 11개 계열사가 2금융권 20여곳에서 빌린 자금은 2000억원을 웃도는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산업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외환은행·신한은행·중소기업은행·기업은행·경남은행·대구은행·전북은행과 농협 등 12곳이 유씨 일가의 계열사에 1503억원의 대출을 제공했다.

가장 많은 대출을 해준 산업은행의 경우 천해지·청해진해운·아해 등에 500억원대의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은행은 천해지·온지구 등에 300억원대의 대출을, 우리은행은 세모·국제영상·다판다·문진미디어 등에 300억원대의 자금을 빌려줬다.

기업은행은 천해지·다판다·문진미디어 등에 200억원대의 자금을 빌려줬고, 국민은행은 청해진해운과 아해 등에 120억원대의 대출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LIG손해보험·더케이저축은행·현대커머셜·인평신협·한평신협·남강신협·대전신협·제주신협도 유씨 계열사에 대출을 해줬다.

문제는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들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 계열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은 5588억1090만원이었으며, 이중 3294억원이 부채였다.

부채 중 2153억원이 금융권의 장·단기 차입금, 외화대출 등이었고, 이에 따른 이자비용만 연간 117억원에 달했다.

특히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가 대주주인 트라이곤코리아는 부채가 313억원으로 자산총액 234억을 훌쩍 넘어 자본잠식 상태다. LIG손보와 4개 신협 등이 트라이곤코리아에 대출을 해줬다.

부채비율이 630%로 부실기업인 온지구의 경우 역시 경남은행과 대구은행, 현대커머셜 등으로부터 85억원의 자금을 빌렸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한 값이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위험 신호로 간주한다.

부채비율 500%대의 노른자쇼핑은 농협·대구은행 등에서 7억원을 빌렸고, 부채비율 400%대의 청해진해운 역시 산업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신한은행 등에서 25억원을 대출받았다.

청해진해운의 경우 지난해 7억854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노른자쇼핑의 경우 4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자비용 등으로 1억4100만원대의 손손실을 기록했다. 물건을 팔아 이익을 남겨도 대출 이자를 갚고 나면 마이너스라는 얘기다. 전형적인 한계기업의 모습이다.

부채비율 230%의 국제영상은 우리은행·더케이저축은행 등에서 12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 일가가 직접적으로 지배하며 전 계열사의 고리역할을 하는 회사들의 경우 비교적 낮은 부채비율을 보였지만, 이자비용이나 지분법손실 등을 이유로 순손실을 기록해 대출의 적정성 여부를 의심받고 있다.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부채비율은 22%로 매우 낮았지만, 지난해 지분법손실 등의 이유로 40억5682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세모 역시 부채비율은 111%로 낮은 편이었지만 이자비용 등으로 14억3671만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문진미디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문진미디어의 부채비율은 84%로 비교적 낮았지만 지난해 지분법손실 등을 이유로 9억원대의 순손실을 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보통 은행권의 대출의사결정 과정에서 담보와 함께 영업이익 등 미래상환능력(사업성)을 본다"며 "유병언 일가 계열사 중 상당수가 영업이익이 이자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인데도 계속 대출이 이뤄졌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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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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