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평양서 밀착 과시···전문가 "무기거래 기정사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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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평양서 밀착 과시···전문가 "무기거래 기정사실화"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7.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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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표단, 전승절 70주년 맞아 평양 방문
조중통 "국방안전 상호 관심사 견해일치" 보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 양국 무기거래 언급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7일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쇼이구 장관은 북한의 '조국해방전쟁' 승리 7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사진=AP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7일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쇼이구 장관은 북한의 '조국해방전쟁' 승리 7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사진=AP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이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아 방북한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초밀착을 과시하며 양국 간 무기거래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7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러시아 군사대표단 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국방안전 분야에서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과 지역 및 국제안보 환경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전했다.

또 "급변하는 지역 및 국제안보 환경에 대처하여 국방안전 분야에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전술적 협동과 협조를 더욱 심화발전 시켜나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담화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진 않았지만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굳어지는 국제정세와 더불어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이 거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무장장비전시회-2023' 전시회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전시회는 화성-18형을 포함한 각종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고고도 무인정찰기 등을 선보였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모두 방북한 이번 전승절을 북중러 밀착을 드러내는 무대로 삼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전 이후 전방위 압박을 받는 러시아와 북핵 문제로 국제사회 비난을 받고 있는 북한은 북중러 연대 의지를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열린 열병식에 러시아 정부 대표단이 참석한 전례는 없었다. 이날 야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쇼이구 장관 등이 참석한다면 최초이며, 김 위원장이 러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한 것도 처음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등 국제 여론전이 전개되는 무대에서 북한을 지지하지만, 동시에 미중 갈등도 관리해야 하는 중국보다 과감한 모습이다.

중국 대표단 단장인 리홍충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 국회의장급으로 북한을 홀대한 파견은 아니다. 다만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이자 우리나라 국회의장 격인 상무위원장을 보냈던 2018년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열병식 때와는 차이가 있다.

미국은 북한이 식량·원자재를 받는 대가로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전에 사용할 무기를 제공하려 한다고 의심해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방북한 러시아 대표단과 북한이 무기 공급을 논의하는 건 예상 가능한 일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커비 조정관은 3월 브리핑에선 북한과 러시아가 식량과 무기 간 맞교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이미 20여 종의 무기와 탄약을 북한으로부터 받았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과의 모든 무기 거래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내놓을 실효성 있는 제동 장치는 찾기 어렵다. 안보리에서 모든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안보리 무용론을 일으킨 주범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반대해 이를 무산시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오늘 북한 보도 내용을 보면 북러가 '안전' 사안을 논의했다면서 국방 부문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북한은 계속 밀접한 관계를 강조하면서 (북러 무기거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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