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반바지 차림’ 남성은 ‘YES’...여성은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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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반바지 차림’ 남성은 ‘YES’...여성은 ‘NO’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8.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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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자본주의 날라리’ 문화 주장
안전부 순찰대 걸리면 비판서 써야 
주민들 “반바지에 무슨 사상” 반발
전화 통화를 하는 남편과 아내 그리고 두 아이가 있는 북한의 한 가족 모습.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 당국이 반바지 차림으로 장마당과 길거리를 오가는 여성들을 ‘자본주의 날라리’ 문화로 단속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12일 “이달 초부터 신의주 장마당에서 안전부 순찰대가 반바지를 입은 여성들을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주의 전통과 생활양식에 맞게 여성들의 옷차림 예절을 지키도록 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신의주를 비롯한 도시에서 점점 반바지를 입는 여성들이 늘어나자 당국이 옷차림 예절을 강조하면서 가장 먼저 반바지 차림의 여성들을 단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제 반바지를 입고 장마당에 나갔다가 순찰대에 단속된 10명의 여성들은 안전부에 끌려가 비판서를 쓰고, 다시 단속되면 법적 처벌을 받겠다는 서류에 수표(사인)하고 나왔다”고 했다.

소식통은 “반바지를 입었다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여성들을 종일 안전부에 가둬놓고 공포를 주고 있는 당국의 행태에 주민들 속에서는 반바지에 무슨 사상이 있냐며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도 “작년에만 해도 여성들은 집이나 그 근처에서 반바지를 입고 다녔지만 올여름 무더위로 반바지를 입고 장을 보는 여성들이 늘어났다”며 “이에 당국이 여성이 반바지를 입고 길거리를 다니는 것은 사회주의 전통과 생활양식에 맞지 않는다며 통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몇년 전에는 여성의 치마바지(치마 모양으로 된 통이 넓은 바지)를 일본 옷이라고 통제하더니 이제는 반바지를 자본주의 복장이라며 여성들이 입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남성들이 반바지를 입고 거리와 장마당 등을 오가는 것은 통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날이 더워 남성들도 반바지를 입는데 왜 여자만 통제하냐”며 여성을 차별하는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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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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