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점] 북한의 큰 그림···김여정 역할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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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북한의 큰 그림···김여정 역할론 솔솔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9.0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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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파견 가능성
미국은 10월 유엔총회에 참석 초청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9월 항저우 아시게임 등 외교무대에 데뷔할 것이란 관측이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9월 항저우 아시게임 등 외교무대에 데뷔할 것이란 관측이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을 움직이는 사람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하지만 그를 그림자처럼 보좌하는 사람은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다. 상무위원인 김덕훈 내각총리나 조용원 조직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해임됐다 복귀한 북한군 서열 1위 박정천 등이 있지만 그래도 김여정이다.

김여정은 공식 행사에서 사진에 잘 띄지 않지만 오빠가 현지지도를 가면 꼭 따라붙는다. 최근에는 지난달 23일 금성 뜨락또르(트랙터) 공장을 찾았고, 28일에는 해군절 행사에서도 동행해 일거수 일투족을 챙겼다.

그런 김여정이 2인자로서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오빠가 직접 가기 어려운 곳을 찾아 대외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그 첫 번째 무대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다. 개최국인 중국과의 유대 관계를 위해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여정이 참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앞서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70주년 행사 때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대표단을 파견했기 때문에 답방 성격도 있고, 이 자리에서 연설한 김여정의 역할론도 맞물려 있다.

북한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여정 등의 대표단을 파견한 바 있다. 당시 김영남 위원장은 공항 영접실에서 김여정에게 상석에 앉을 것을 권하는 모습 등이 방영돼 그의 위상을 가늠케 했다. 물론 김여정은 웃으며 김영남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군수공장 시찰 때 동행한 김여정 부부장. 사진=시사주간 DB
해군절 만찬에서 박수를 치는 김여정 부부장. 사진=시사주간 DB
해군절 만찬에서 테이블에 앉아 있는 김여정 부부장. 사진=시사주간 DB

김여정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간다면 그의 역할론은 더 큰 무대로 옮겨진다. 다음은 10월 유엔총회다.   

지난 6월 중순 통일안보 관련 세미나장에서 만난 한 재미교포는 김여정을 유엔총회에 초청하는 초청장을 리용남 주중 북한 대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반기에 북한의 외교지형이 김여정을 통해 확 바뀔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에서 북한이 실용외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미국은 김여정이 뉴욕에 갈 경우 그 어느 때보다 환대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정상급 의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당장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김여정이 갈 것인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코로나19 국경 봉쇄를 서서히 푸는 북한이 김여정의 역할론으로 ‘은둔의 왕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설령 일이 잘못돼도 북한은 김정은이 아닌 김여정이기 때문에 부담은 훨씬 덜하다. 잠시 소나기를 피했다가 현지 지도에 따라가면 그만이다.  
    
현재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지만 북한이 살기 위해 꿈틀 대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북한이 미국과 직거래를 한다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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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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