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겨울 앞두고 화목-석탄가격 오르자 ‘깊은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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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겨울 앞두고 화목-석탄가격 오르자 ‘깊은 시름’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10.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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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액화가스 못 들어오며 치솟아
화목은 입방당 13만원에서 곧 15만원
석탄은 1톤에 25만원대서 29만원으로
양강도 혜산시에서 주민들이 아침을 짓기 위해 화목을 피우자 온 동네에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통생통사
양강도 혜산시에서 주민들이 아침을 짓기 위해 화목을 피우자 온 동네에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통생통사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겨울철을 앞두고 북한에서 땔감 가격이 크게 올라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27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입방당 (북한 돈) 13만원(한화 약 2만1000원) 하던 화목(땔감용 나무)이 오늘 14만원(약 2만2500원)으로 올랐다”면서 “14만원도 지금 깐(잠깐)일 뿐, 이제 얼마 안 가 입방당 15만원(약 2만4000원)으로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식통은 “북부산간지대인 자강도는 겨울철이 길고 날씨가 추운 데다 석탄이 나지 않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땔감 가격이 제일 비싼 지역”이라며 “자강도에서 땔감은 겨울철 생사를 가르는 수단으로 식량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통은 “땔감 가격이 지금처럼 오르게 된 이유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북-중 무역이 중단됐기 때문”이라며 “중국에서 액화 가스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면서 석탄과 화목의 값이 급격히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 이전만 해도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은 여름철 액화 가스로 밥을 하고 겨울철에는 가스난로로 집안을 덥혔다”면서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액화 가스 수입이 중단되면서 액화 가스를 쓰던 사람들이 모두 석탄과 화목에 몰리게 되면서 값이 더 올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양강도 소식통은 “이달 초까지 석탄 1톤에 25만2000원(약 4만1000원)이었는데 지난 22일부터 날씨가 추워지면서 29만원(약 4만6000원)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양강도는 11월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돼 다음해 3월까지 겨울이 이어진다”며 “겨울철 집안을 조금 온기가 있을 정도로 유지하려면 최소한 화목은 4입방, 석탄은 3톤 이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땔감 가격으로 겨울을 무난히 보내려면 화목은 북한 돈으로 60만원(약 10만원)어치, 석탄은 북한 돈으로 87만원(약 14만원)어치 있어야 한다. 이만한 돈이면 북한의 장마당에서 입쌀(쌀)로 최대 170kg,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인 강냉이는 최대 348kg까지 살 수 있다.

소식통은 “부엌아궁이가 식량보다 더 많은 돈을 잡아먹는다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국토관리와 산림보호를 구실로 산에 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는 데다 석탄이 주요 수출품이어서 땔감 원천은 갈수록 줄어들고 값이 오르고 있다”며 “국가적으로 겨울철 땔감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동사하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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