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친선전람관을 찾아서’도 북쪽만
김정은 ‘통일-민족’ 지우기 작업일환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영토 조항을 반영한 헌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조선중앙TV가 날씨 화면의 한반도 지도까지 바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16일 밤 8시 날씨를 내보내면서 프로그램 시작 부분인 녹색 한반도 지도 이미지를 북쪽 부분만 표시했다.
지난 15일 방송분에서는 제주도, 울릉도, 독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가 녹색으로 표시됐는데 하루 만에 남쪽 부분을 기존 녹색에서 쑥색으로 바꿔 남·북한을 단절시켰다.
또 조선 동해 바다 날씨 한반도 지도도 북쪽만 표시했다.
17일 방영한 연속참관기 ‘국제 친선 전람관을 찾아서’ 시작 부분의 지구 그래픽 이미지도 한반도 북쪽 부분만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같은 시리즈의 지난 15일 방송분에서는 한반도 전체가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북한 TV의 이러한 조치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뒤,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통일’과 ‘민족’ 지우기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영토 조항을 반영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공화국이 대한민국은 화해와 통일의 상대이며 동족이라는 현실모순적 기성 개념을 완전히 지워버렸다”면서 “(북한의) 주권 행사 영역을 합법적으로 정확히 규정짓기 위한 법률적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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