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전쟁을 원하는가]70년' 지났지만 일본은 반성하지 않았다.
상태바
[일본은 전쟁을 원하는가]70년' 지났지만 일본은 반성하지 않았다.
  • 시사주간
  • 승인 2015.08.10 12:56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주간=황영화기자]
  오는 15일은 우리에게 광복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일본에는 패전 70주년이기도 하다. 그 어느 때보다 군국주의와 전쟁에 관한 일본의 자성적 태도가 보여야 할 시기다. 그러나 일본은 오히려 위험한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일본 아베 정권은 ‘안전보장관련법안(이하 안보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이 법안은 ‘일본의 존립이 위협을 받고 국민의 생명이 근저부터 뒤집히는 명백한 위험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자위대가 무력행사를 할 수 있다’ ‘방치할 경우 일본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태 때 전 세계 어디서나 자위대가 미군 등 외국 군대를 후방지원할 수 있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안보법안이 통과되면 일본 자위대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고, 해외활동이 대폭 확대된다.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되는 것이다. 안보법안은 지난달 15일 일본 중의원을 통과했고, 28일 참의원에 상정돼 현재 심의 중이다.

야당과 국민은 군대 보유와 교전권을 금지한 평화헌법 9조에 위반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일본 주요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고, 연일 반대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아베 총리가 이를 강행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쿄신문 편집 겸 논설위원인 한다 시게루가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의 모순과 위험성을 낱낱이 파헤친 책 ‘일본은 전쟁을 원하는가’를 내놓았다. 30여 년간 일본 방위 문제를 취재·보도하며 쌓은 전문적 지식과 날카로운 시각이 이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지난 2013년 12월26일 아베 총리는 주변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다. 또 종군위안부에 관해 일본 정부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저자는 이런 아베의 행동이 미국을 불편하게 했고, 미·일 동맹관계에 불안감을 느낀 아베는 미국이 바라는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미국이 오랫동안 일본에 요구해온 집단적 자위권 행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아베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하기 위해 국민에게 지속해서 불안감을 주입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태도에도 일침을 가한다.

“일본 주변에 절박한 위협은 존재하지 않으며, 일본이 타국을 침략할 일도 없다. 세계를 둘러보면 무력에 의한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동아시아는 군사력 강화를 서두르는 중국, 핵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을 끼고 있으면서도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 국민의 의문에 정중하게 답하고, 불안을 해소해나가는 것이 정치가의 의무인데도 아베 총리는 그렇지 못하다. 그는 국내에서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한층 악화하고 있다’고 되풀이하면서 국민의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13~14쪽)

지금까지는 자위대를 해외에 파견하려면 특별법을 제정해야 했지만, 안보법안이 통과될 경우 일본 정부의 판단에 따라 자위대를 해외로 내보낼 수 있게 된다. 지원 내용도 현재의 수송, 물자 보급 등에서 탄약 제공까지 가능하도록 확대했다. 자위대의 해외 활동 범위를 거의 무제한으로 넓힌 것이다.

저자는 이미 남수단과 소말리아에 파견된 자위대를 예로 들며, 정치논리에 따라 자국의 젊은이들을 사지로 몰아내고 그 이후엔 나 몰라라 하는 정치권을 비판한다.

“자위대를 해외에 보낼 때까지는 국회에서 논의하지만, 파견해버리면 “잘하라”고 한마디 하는 것이 전부였다. … 자위대의 현실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 정치가들이 탁상행정에만 골몰하고 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자위대 내에서는 일본의 문민통제를 불안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247쪽)

저자는 책 마지막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단행하더라도 정치가가 아니라 자위관이 희생을 떠맡는다. ‘인명 경시’ ‘책임회피’는 구 일본군의 전매특허였지만, 현대 정치가에게 해당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자국민의 희생과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면서까지 아베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의문이 든다. 280쪽, 1만3000원, 글항아리.  SW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