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나 몰라라’하는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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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나 몰라라’하는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 조희경 기자
  • 승인 2016.03.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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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가계부채 모두 낮아졌지만 대출금리만은 여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주택수요)와 기준금리보다 높은 대출금리 탓에 은행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 / 시사주간 DB 

[시사주간=조희경 기자] 까다로운 주택담보대출 심사 탓에 은행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통상 이 맘 쯤 이면 3월 봄 날 이사철을 맞아, 대대적인 대출 신청이 이뤄져야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도입된 은행들의 대출심사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는 이들의 수요는 크게 줄어들며 예년과 비교, 증가분은 약 20% 수준에 그쳤다. 

지난 1일 은행권 소식통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과 기업은행 시중은행 6곳의 지난 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 잔액은 351조 177억 원으로 1월말 잔액 350조3천836억 원과 비교, 6천341억 원이 늘었지만, 예년 동월 잔액 증가분 3조 2782억 원과 비교하면 약 20%수준에 그치고 있어, ‘주택수요’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이에 따른 주택담보대출거래량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관련 부동산 및 금융시장에서는 두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거래량이 줄어든 원인이 심사 강화 탓도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주택수요)와 기준금리보다 높은 대출금리 탓에 은행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마디로 높은 금리 탓에 대출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달 16일, 공정당국은 시중은행 6곳이 “의도적으로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높여왔다”는 정황을 포착,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지표인 COFIX의 평가방식, CD금리의 담합 여부에 대해 심사한 결과 보고서를 시중은행 6곳에 송고, 내달 전원회의를 열어 이들 은행들이 얼마의 가산금리를 더 얹어, 부당이득을 취해 왔는지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지난 해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한 이후, 시중은행 6곳은 주택담보대출금리는 8월 ‘반짝’ 연 2%대 중반까지 내려가긴 했지만, 이후 CD금리에 은행별로 가산금리를 더 얹어 3%대를 유지하고 있어서였다. 

이에 공정당국은 CD금리 담합으로 경기부양의 가로막이 되고 있는 시중은행 6곳에 옐로우카드를 꺼내들고 나선 것.  

표면상으로는 지난 2012년에 일어난 증권사 10곳과 시중은행 6곳(당시 7곳)의 ‘CD금리 담합 스캔들’여부와 관련, 조사 결과를 마무리 짓는 거 마냥 보여 졌지만, 실제로는 CD금리에 시중은행 6곳이 개개인사별로 얹은 가산금리 그러니까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기준 지표인 COFIX에 대해 심사 통보서를 송고한 것이다. 

이 같은 일이 있은 직후 시중은행 6곳은 지난 달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후, 높아진 가계부채는 낮아지며 집 값 또한 낮아지는 현상을 낳고 있다. 

이번에 한국감정원이 밝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1월과 비교, 변동률이 ‘0’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없기는 지난 2014년 8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국 집값 또한 30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추는 등 집 값 부양의 주요 역세권인 강남권의 경우, 2월 부동산 매매 거래량이 708가구 수준에 머무르며, 예년의 거래량(1450가구)과 비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만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2월 은행금리비교 결과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과 기업은행 시중은행 6곳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가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1.5%대와 비슷한 수준(2.24일 기준, 단기COFIX 1.47%)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모두 3%대를 넘어섰다. COFIX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그만큼 많이 얹은 탓이다.

1월과 비교하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약 0.10% 이상 낮아지긴 했지만, 이는 ‘CD금리 담합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면피용’에 불과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세계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기준 금리 도입으로 각 국의 산업은행들의 금리가 마이너스 대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시중은행들도 그만큼 가산금리를 더 마이너스 화시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 1.5%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높아진 은행들의 대출 심사 강화 탓에 주택수요는 크게 줄어들며 부동산 매매가와 가계부채는 낮아졌지만, 정작 시중은행 6곳의 대출 금리만은 3%대를 유지하며 경기부양의 가로막이 되고 있다. SW  

ch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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