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싱가포르 쇼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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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싱가포르 쇼크' 딜레마!!
  • 강대오 기자
  • 승인 2017.12.0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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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스타토일은 5억7000만달러 규모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SO)를 싱가포르 해양플랜트업체 샘코프마린에 발주하기로 했다. 사진 / 시사주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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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강대오 기자]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조선업계가 싱가포르 업체의 저가 공세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중국 못지 않게 값싼 인건비를 앞세워 우리가 수주할 일감들을 잇따라 채갔기 있기 때문이다. 

조선 빅3는 최근 한 달 사이 중국과 싱가포르의 저가 공세에 밀려 10억 달러에 달하는 해양플렌트와 액화천연가스(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빼앗겼다. 

중국이야 그동안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저가 공세를 펼쳐 국내 조선사들의 일감을 가져가는 경우가 다수 있었지만 싱가포르에게 밀린 것은 쇼킹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중국과 싱가포르 등 후발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향후 글로벌 조선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서더라도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스타토일은 5억7000만달러 규모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SO)를 싱가포르 해양플랜트업체 샘코프마린에 발주하기로 했다.

샘코프마린은 수심 100m 정도의 얕은 해역에서 사용되는 해양플랜트를 주로 수주해온 업체로 FPSO 분야에서는 경쟁업체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것이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해당 사업은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가 유력했지만 금액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샘코프마린은 대우조선해양보다 8000만 달러가 저렴한 4억9000만 달러를 낙찰가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셈코프마린은 로열더치셸이 발주한 멕시코만 '비토' 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수주에서도 국내 기업들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참여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수주 실패가 싱가포르보다 비싼 인건비 차이로 발생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이 높지만 샘코프마린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동남아시아 출신으로 우리나라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다.

즉 싱가포르까지 중국처럼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해양플랜트 발주 시장에서 가격 공세를 벌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조선사들이 해양플렌트, 액화천연가스(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싱가포르까지 가세할 경우 국내 기업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1일 조선해양의 날 기념식에 참가해 "싱가포르가 한국이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 해양플랜트 물량을 가져간 것은 큰 충격"이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싱가포르 업체의 저가 공습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중이다.

싱가포르 업체가 출혈 경쟁을 무릅쓰고 계약을 따냈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과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싱가포르 업체들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시장 뿐 만 아니라 저부가가치 선박 시장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셈코프사는 심해 플랜트 사업에는 참여한 적 없지만 연안 플랜트 사업 경험은 다수 있는 회사"라며 "대우조선보다 낮은 금액은 사실상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업을 따내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져 수주를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후발국들의 공세가 거세질 경우 국내 조선업계가 또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을 지향하는 한편 중국 등에 맞서기 위해 저부가가치 선박 수주 등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SW

kdo@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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