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 폭염에 식중독 발생 ‘위험’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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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 폭염에 식중독 발생 ‘위험’ 격상
  • 현지용 기자
  • 승인 2019.08.0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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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은 세균성 감염·독소형, 바이러스형 등으로 원인이 다양하며 덜 익힌 고기나 오염된 식품이 고온다습한 여름철 기후와 만나 식중독 위험을 높인다. 사진 / 시사주간 DB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여름철 폭염과 습도로 인한 식중독 바이러스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수도권에 사는 A씨는 아침 출근길 하마터면 낭패를 볼 뻔 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행 시내버스를 타는 A씨는 서울로 가는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전, 갑자기 심한 복통과 구토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 급하게 버스에서 내리고 근처 빌딩에서 수차례 설사를 본 A씨는 상한 것을 먹고 탈이 나지 않았는지 스스로 식중독 증세를 의심하기도 했다.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가뿐하게 넘고 장마까지 겹치는 등 올해 여름도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기상 조건으로 인한 식품에의 세균 감염 위험도도 증가해 식중독 발병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기상청, 국립환경과학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4개 기관이 협업해 식중독 발생 정보를 알려주는 식중독 예측지도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국 식중독 단계는 ‘위험’ 단계로 격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에서 식중독 발생지수는 1~100으로 수치화돼 ‘관심(55 미만)’, ‘주의(55~70)’, ‘경고(71~85)’, ‘위험(86~100)’ 4단계로 구분된다. 식중독 발생지수는 지난달 말일인 31일까지는 ‘경고’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달부터 ‘위험’ 단계로 진입해 식중독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경고했다.

2일 기준 지역별 식중독 발생지수로는 △강원 92, △인천 91, △경기 90, △서울 85로 중부 지방의 식중독 위험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지방으로는 △대구 89, △충남·전북 89, △광주·전남 87, △세종·충북·경북 86을 기록하고 있으며, △부산·울산·경남 지방도 평균 83으로 식중독 위험군에 속하고 있다. 지도는 모레까지 전국 모든 지방의 식중독 발생지수가 90 언저리에 머물 것으로 측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기상청, 국립환경과학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4개 기관이 협업해 식중독 발생 정보를 알려주는 식중독 예측지도는 전국 식중독 발생지수를 지난 1일 ‘경고’에서 최고 단계인 ‘위험’으로 격상시켰다. 사진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 감염은 다양한 원인이 있으나 주로 세균성 감염형과 세균성 독소형, 노로바이러스로 잘 알려진 바이러스성 식중독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특히 덜 익힌 고기나 오염된 식품은 여름철 세균 번식이 높은 조건과 만나 식중독 위험을 증가시키기에, 제대로 익히고 끓여 먹는 습관 및 높은 식품 신선도 유지가 요구된다. 이외 식중독균에 감염된 육류·어패류는 외상을 통해서도 체내로 침투할 가능성도 있어 만지지 말아야 한다.

식중독의 주요 증상은 설사, 구토, 고열 및 피부 발진 등 장염과 비슷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구토와 설사가 겹쳐져 탈수 증상이 극심하게 나타나기 쉬워 발병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식중독으로 인한 설사·구토가 탈수 증상을 부른다 해서 함부로 지사제를 먹어서는 안된다. 식중독 증상인 구토와 설사는 위장과 장내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반응이기에, 지사제를 먹으면 독소 및 세균의 배출이 늦어져 회복이 지연되고 병세가 악화될 수 있다. 그렇기에 병원을 방문해 정맥 수액 공급을 받아야 하며, 혈변, 발열이 심할 시에는 의사 진단에 따라 항생제 투여도 필요하다.

식중독 감염자 및 의심환자는 완쾌하기 전까지 식품 조리에 참여하면 안된다. 또 집단 감염의 위험이 있기에 집단 설사 환자가 발생할 시 가까운 보건소에 즉시 알려야 한다. 식중독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있기에 집단 식사가 많은 학교 급식소, 군대 취사장, 식당 등 공공장소나 식품 제조 및 소분·보관 등 식품 전반을 취급하는 공장은 여름철 위생 유지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14~2018년 간 식중독 발생 현황은 전체 환자 수 3만 7763명 중 8~9월 간 발생환자가 1만5707명(41.6%)로 가장 많이 차지해 무더위 여름에 의한 식중독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경기도에서 발생한 식중독 환자 중 캄필로박터균으로 인한 식중독 환자의 43%가 올해 7~8월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캠필로박터균 식중독환자 33명도 모두 7월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복날 생닭 등 육류를 통한 식중독 감염의 위험이 큰 상황이다. 식중독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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