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성추행 폭로자, '결정적 증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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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성추행 폭로자, '결정적 증거' 공개
  • 강대오 기자
  • 승인 2018.03.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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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씨는 2011년 12월23일 오후 5시5분 포스퀘어를 통해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뉴욕뉴욕' 위치를 지정하고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를 남겼다고 주장했다. 사진 / 뉴시스

 

◇피해 주장 20일만에 직접 기자회견 나서
◇"오후 5시대 렉싱턴 위치 정보 증거 있어"
◇정봉주, 당일 오후 1~5시 사진만 공개
◇"정봉주, 당일 사진 일부만 공개…모순"
◇"얼굴 드러내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의심"

[시사주간=강대오 기자]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안젤라(가명)씨가 본인이 사건 당일 오후 5시께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있었다는 증거를 공개했다.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지 20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안젤라씨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12월23일의 기록을 찾던 중 최근 위치 기반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 '포스퀘어'를 통해 하나의 증거를 찾았다"며 "당시 제가 방문한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인 '뉴욕뉴욕' 룸 안에서 찍은 셀카 사진과 함께 추가 체크인을 한 기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은 안젤라씨가 지난 2011년 12월23일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장소다.

안젤라씨는 2011년 12월23일 오후 5시5분 포스퀘어를 통해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뉴욕뉴욕' 위치를 지정하고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를 남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후 5시37분에도 여전히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와 '뉴욕뉴욕' 내부에서 찍은 사진을 포스퀘어에 남겼다고 밝혔다.

안젤라씨는 "정 전 의원은 2011년 12월23일 저를 렉싱턴 호텔에 만나러 올 시간이 없었다는 취지로 알리바이를 주장하면서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은 2011년 12월23일 '사건 발생 시간'에 대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실제로 12월23일 오후 5시께 렉싱턴 호텔 내 카페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그 증거를 공개하는 게 도리라고 판단했다"며 "정 전 의원이 주장하는 대로 '미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다. 오늘 제가 밝힌 자료는 제 진술의 일관성을 뒷받침해주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안젤라씨는 공방의 쟁점인 2011년 12월23일에 대해 "이날 렉싱턴 호텔에서 정 전 의원을 1시간 기다렸다. 정 전 의원이 '바쁘니까 기다려라'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 20분도 안 되게 짧은 시간동안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오자마자 본론으로 들어갔다. '남자친구 있느냐', '성형수술도 해주려고 했는데 감옥에 가게 돼서 안타깝다'는 등 이상한 뉘앙스의 말을 했다"며 "그래서 이 자리를 벗어나야 겠다고 본능적으로 생각하고 코트를 입으려 하니까 옷걸이 밑에서 강제로 껴안고 키스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입술이 스쳤다. 그래서 정 전 의원을 밀쳐내고 나왔다"고 떠올렸다.

정 전 의원 변호인단은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내고 "2011년 12월23일 정 전 의원 일정이 연속 촬영된 780여 장의 사진을 확보하고 있다"며 성추행이 벌어진 장소와 시간대로 지목된 당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렉싱턴호텔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는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 전 의원 측은 이날 5시 이후의 행적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안젤라씨는 정 전 의원이 자신의 2011년 12월23일 행적과 관련한 사진을 일부 공개한 것과 관련 "정 전 의원에게 두 가지 모순이 있다. 오후 1~2시에 을지병원에 갔다는데 계속 홍대 있었고, '민국파'가 동행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동행했다는 게 사진으로 입증됐다"며 "일부만 공개하면서 모순이 드러나고 있는 게 의아하다. 전부 다 공개해서 의문점을 해소하는 게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거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안젤라씨는 폭로 20여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얼굴과 신원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 호소를 의심했다"며 "정 전 의원은 세간의 편견과 의심을 악용해 저를 유령 취급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 전 의원을 향해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하시기를 바란다"며 "그러지 않고 여전히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제 말이 거짓이라고 주장하시려거든 저를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반드시 고소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젤라씨는 기자회견에 참석했으나 2차 가해 등의 우려가 있어 언론의 사진과 영상 촬영은 허용하지 않았다.

안젤라씨 변호인 측은 정 전 의원이 프레시안 기자 2명을 고소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관련 증거를 제출하고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최초 의혹을 보도한 프레시안 소속 기자 2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반면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안젤라씨는 정작 고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프레시안 협동조합 측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정 전 의원을 고소했다. SW

kdo@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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