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SK텔레콤, '최태원 공백'에 나사 풀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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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SK텔레콤, '최태원 공백'에 나사 풀렸나!
  • 시사주간
  • 승인 2014.03.2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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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폭탄, 시장 지배력이 낳은 ‘자만’이 사고 불렀다.

▲[ 시사주간=경제팀]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SK그룹 실질오너인 최태원 전회장의 공백 후유증이 결국 대형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21일 정기주총에서 비록 대표이사직을 잃긴 했으나 그의 그룹 장악력을 부인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사건으로 쌀쌀한 꽃샘추위에 구치소 냉골방에서 마음을 끊이고 있을 최태원 전 회장을 생각하면 그룹 직원들도 편히 발을 못 뻗을 듯하다. 사건의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회장 공백이 그리도 크던가?
“2700만명의 고객을 모시고 있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엄중한 일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고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
 
하성민 SK텔레콤 대표(사장)가 지난 21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벌어진 6시간의 통화 불통 사태를 두고 한 말이다.
 
KT나 LG유플러스의 전화가 먹통이 됐어도 고객들이 겪는 불편이 크겠지만 국민의 절반이 쓰고 있는 SK텔레콤의 통신 장애는 상상 이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나 피해가 크다.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SK텔레콤은 하성민 대표가 직접 나서 피해고객과 국민들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 사장은 “SK텔레콤을 아껴준 모든 고객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SK텔레콤에 대한 고객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SK텔레콤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보상책을 꺼내들었다. 2700만명 전 고객에게 1일분의 통화요금을 다음 달 청구금액에서 감액해주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560만명의 고객에게는 6시간 불통에 따른 피해의 10배를 추가로 보상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SK텔레콤 고객이 느끼는 실망감과 분노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동안 국민의 절반이 SK텔레콤을 선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그들이 말하는 ‘1위 통화품질’이었기 때문이다.
 
하성민 사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오늘 저희가 약관에 연연하지 않고 보상 방안 강구하고 있지만 서비스 장애로 고객이 겪을 불편 생각하면 충분한 위로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창사 이래에 통화 품질을 최대한 강점으로 자부해왔으며 이번 일이 저희에게 깊은 반성의 계기가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겨주는 것은 통화 불통사태가 터진 이후의 SK텔레콤의 대응방안이었다. SK텔레콤은 전날 오후 6시부터 통화가 되지 않자 언론을 통해 “오후 6시24분에 가입자 관리를 담당하는 모듈의 장애를 완전히 복구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여전히 이용자들은 통신과 데이터 장애를 겪었고 불통사태 5시간만인 오후 11시가 돼서야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트래픽(전송량) 과부하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자 과부하 제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고객의 불편이 지속됐다”고 해명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궁색한 변명일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전화 불통이 일어난 5시간 동안 제대로 된 불통 원인과 대응 방안, 해결책, 복구 시점 등에 대해 전혀 알리지 않았고 “24분 만에 장애를 복구했다”며 문제를 덮기에만 급급했다.
 
또 보상책으로 내놓은 금액도 제대로 뜯어보면 약정 할인된 금액은 이용요금에서 제외돼 실제로 받는 보상 금액은 기대보다 크지 않다.
 
560만명의 피해고객은 24개월 약정할인을 고려하면 52요금제는 4572원, 62요금제는 5192원, 75요금제는 6350원의 수준이다.
 
이번 불통 사태로 인해 대리운전사의 경우 하루 일당에 해당하는 6~7만원을 손해보게 됐고 T맵 이용자들은 길을 찾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가족과 연인끼리 연락이 안되면서 고객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고, 중요한 비즈니스 약속이 있었던 고객은 사업상 큰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도 있었다.
 
보이지 않은 유무형의 피해에 비하면 이번 SK텔레콤의 보상 계획이 파격적이긴 하나 다소 부족한 부분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이와 같은 안일한 대응에는 일방적인 시장 지배력이 한 이유라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이미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더 나은 서비스와 고객만족을 위한 노력이 다소 부족할 수도 있다는 점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약관 이상의 보상을 한 것은 SK텔레콤이 통화품질에 대한 실망감을 드렸기 때문”이라면서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기본으로 돌아가 밑바닥부터 다시 챙기겠다”고 밝혔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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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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