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한 폐렴, 한국 경제에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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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한 폐렴, 한국 경제에 공포 확산
  • 오아름 기자
  • 승인 2020.01.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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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관광 상품 잇따라 취소
항공·유통·은행권도 비상체제 돌입
마스크·손세정제 구입하기 힘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 중인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말레이시아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 중인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말레이시아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오아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로 인해 경제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이 중국 전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항공사 중 우한 외 다른 중국 지역 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은 에어서울이 처음으로 다른 항공사들로 운항 중단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에어서울은 28일 인천∼장자제와 인천∼린이 등 중국 노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에어서울은 인천∼장자제 노선 주 3회(수·금·일), 인천∼린이 노선 주 2회(화·토)씩 운항해 왔으나 승객 안전을 이유로 잠정 중단했다. 또 중국 노선에 대해서는 지난 24일 예약분부터 운항이 재개될 때까지 여정 변경과 환불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에어서울은 “우한뿐만 아니라 중국 노선 전체에 대한 여행객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어서울이 국내 항공사 중 최초로 중국 전 노선 운항을 중단한 가운데 다른 항공사들도 운항 중단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내달 말까지 출발하는 중국 본토 노선 항공권에 대한 예약 취소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이스타는 청주~장자제 노선도 오는 30일부터 내달 29일까지 잠정 중단한다. 

에어부산은 3월28일까지 출발하는 부산~칭다오, 인천~닝보 노선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진에어도 내달 29일까지 출발하는 중국 본토 노선 환불 수수료를 면제한다. 티웨이항공은 당초 이달 말까지였던 취소 수수료 면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항공사 객실 승무원들에 대한 방역도 강화한다.

국토교통부는 모든 항공사에 객실 승무원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토록 지침을 내리기로 했다. 지금까지 모든 노선의 객실 승무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허용한 항공사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뿐이었다. 

국토부는 또 국토부는 전날 항공사 조종사단체 등이 비행 근무 전 음주 측정에 대한 위생 우려 등을 제기함에 따라 이를 받아들여 항공 종사자 음주 여부 검사를 일시 중지하되 감독관을 통해 음주 여부를 불시 점검하기로 했다.

◇ 재계, 中 현지직원 복귀 등 우한폐렴 피해 최소화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현지에 법인이나 공장이 있는 국내 기업들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LG전자는 이날부터 중국 전역에 대한 출장을 전면 금지하고 기존 출장자들은 현지 법인에 연락해 조속히 귀국시키기로 했다. LG전자는 당초 중국 출장 자제령을 내렸지만 사태가 중국 전역으로 악화하자 한 단계 강화해 아예 중국 출장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중국 현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한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SK종합화학은 한국 직원 10명을 연휴 직전에 전원 복귀시킨 후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직까지 공장 내 감염 여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대인 접촉 최소화를 위해 현지 구내식당 사용을 금지하고 도시락을 공수해 식사를 해결하도록 했다. 

SK이노베이션도 전체 메일을 통해 중국 출장을 자제하고 필요할 경우 시급성을 따져 임원 승인 후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 관련 모든 계열사에 중국 출장 자제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안정화하기 전까지 일상회의와 단체활동도 모두 금지했다”고 말했다.

우한 지역에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 역시 현지 직원들의 중국 내 이동 자제를 권고했고 공장 전체에 대한 방역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 지역 출장도 현업 부서가 자체 판단해 자제해달라고 공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도 연휴에서 직원들이 복귀하면 일단 격리해 검사하고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생산 라인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협력사들에는 출장과 관련해 자제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 면세점·백화점 고강도 우한폐렴 예방책 수립

유통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내국인은 물론 중국인 등 외국인 출입이 잦은 만큼 감염 우려가 그만큼 크기 때문에 따라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우한폐렴 예방에 나서며 고객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우한폐렴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TF 본부장은 한인규 사장(면세사업 부문장)이 맡았다.

또 직원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 상태를 체크하고 협력사 직원을 포함한 근무자들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안내했다. 또 방문 고객에게도 마스크를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라면세점은 하루 1회 이상 진행하는 영업장 자체 소독을 강화하고 주 1회 이상 전문 방역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매일 2회 시간을 정해 임직원의 체온을 측정하고 외부 행사를 자제하는 등 강도 높은 예방책을 실천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도 우한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이갑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따라 매일 의무적으로 전 직원의 발열 상태를 체크하기로 했다. 발열 증상이 있는 직원은 조기 귀가한 후 의료기관에서 진료받게 된다.

또 매장에서는 △근무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주 2회 방재 소독 실시 △손소독제 매장 내 배치 확대(안내데스크 및 계산대 등) △고객 마스크 지급 등을 진행한다.

아울러 중국 방문 직원 귀국 후 14일간 휴가 조치 후 관찰 진행을 시행하며, 임산부 및 만성질환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에서는 원하는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하고 매장에 관련 안내문을 붙였다. 이마트는 손 세정제의 경우 우한폐렴 확산 이전부터 매장 입구에 상시 비치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외국인 방문이 잦은 고위험군 점포에는 보다 강력한 예방수칙을 적용했으며, 고위험군 점포에서는 시식 자체를 금지했다. 기타 점포에서는 신선식품에 한해 시식을 금지했다.

또한 고위험군 점포에서는 신선식품 담당 직원 및 계산원, 일반직, 배송매니저 등 전 직원이 의무적으로 위생마스크를 착용하고 도마·칼 등 위생 도구는 사용 즉시 세척 및 살균 소독하도록 했다.

신세계 백화점 또한 판매 사원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고 1시간마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소독하기로 했다. 또 백화점 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화장실, 엘리베이터 홀·내부, 매장 입구 등에 방역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8일 서울 종로구 KEB하나은행 광화문역지점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은행 영업점을 찾은 손님들의 감염예방을 위해 전 영업점에 손님용 손 소독제 및 비접촉식 체온계를 비치키로 했으며 은행 전 영업점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동거가족을 포함한 직원의 감염 의심 및 확진시 자가격리 등의 비상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8일 서울 종로구 KEB하나은행 광화문역지점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은행 영업점을 찾은 손님들의 감염예방을 위해 전 영업점에 손님용 손 소독제 및 비접촉식 체온계를 비치키로 했으며 은행 전 영업점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동거가족을 포함한 직원의 감염 의심 및 확진시 자가격리 등의 비상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 은행권도 비상대응 가동

은행권도 우한폐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전 직원에 마스크 착용을 지시하는 등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KEB하나은행은 이날 오전 지성규 하나은행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연 뒤 자체 위기대응 단계를 ‘경계’로 격상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국가전염병 위기 대응 단계가 ‘경계’로 격상된 데 따른 조치다.

하나은행 위기대응 단계는 총 4단계로 관심(Blue), 주의(Yellow), 경계(Orange), 심각(Red)이다.

하나은행은 은행 영업점을 찾은 손님들의 감염 예방을 위해 전 영업점에 손님용 손 소독제와 비접촉식 체온계를 비치키로 했다. 감염 예방 수칙도 안내할 예정이다.

또 전 영업점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동거 가족을 포함한 직원의 감염 의심 및 확진 시 자가 격리 등의 비상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비상대책위원회 및 종합상황반을 설치·운영하기로 하고 영업점 전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했다. 내방 고객에게도 마스크를 제공할 계획이다.

영업점에는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고객에게 예방 수칙 등을 안내하도록 했다. 특히 공항 인근이나 환전센터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릴 수 있는 영업점에는 경계를 강화토록 했다.

이미 전 직원에게 직원 단체 활동을 자제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지 메일도 보냈다.

앞서 신한은행은 설 연휴 전인 지난 23일 전국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신종 코로나에 대한 피해 현황과 대응 방안 등을 안내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서울 중구 태평로 본점 로비에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했다. 신종 코로나 증상 중 하나로 발열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고열이 있는 직원의 경우 본점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은행들도 창구 직원 마스크 착용, 영업점 열 감지기와 손 세정제 비치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W

oar@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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