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새만금 해수유통, '상실의 바다'를 '기회의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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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새만금 해수유통, '상실의 바다'를 '기회의 바다'로
  • 이정현 환경운동연합 사무부총장
  • 승인 2020.02.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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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7월,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새만금 해창갯벌에서 진행한 'SOS 퍼포먼스'. 사진=환경운동연합
지난 2000년 7월,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새만금 해창갯벌에서 진행한 'SOS 퍼포먼스'. 사진=환경운동연합

[시사주간=이정현 환경운동연합 사무부총장] 새만금은 회한의 땅이다. 

세계 5대 갯벌(연안 습지)의 하나인 서해안의 중심에서 벌어진 새만금 간척사업. 첫 삽을 뜬 지 15년 만인 2006년에 방조제 물막이 이후 새들은 떠나고 물고기는 떼죽음 당했고, 펄은 메워져 미세먼지만 날리는 황무지로 변했다.

바다를 누비던 어부는 불법어업으로 경비정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갯벌에서 생합을 캐던 아낙은 공공근로를 전전한다. 푸른 바닷물이 드나들던 하구 수질은 6급수, 등급외에 육박한다. 해수가 부분 유통되면서 4등급 수질을 유지하던 신시, 가력 배수갑문 근처까지 5급수로 전락했다. 해마다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하는 이유다. 준설토를 퍼 올린 곳은 무산소층이 만들어져 수질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펄이 메워지고 어장이 사라진 자리는 미세먼지만 날린다. 산업단지를 조성할 흙이 모자라 퇴적물 입도가 초미세먼지 크기인 내부 준설토를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석탄재 650만톤을 매립토로 반반씩 섞어 사용한다고 하니 미세먼지 발생원을 바닥에 까는 셈이다. 인구도 적고 산업 규모도 작고, 자동차 등록 대수도 적은 전북이 지난 3년(2015~2017) 연속 초미세먼지(PM2.5) 오염도가 전국 최고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새만금은 상실의 땅이다. 

2004년 41만여 마리에 달했던 새만금의 조류는 2017년 1월 기준으로 5만 9천여 마리로 8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아시아 대양주를 오가는 도요물떼새는 16만여 마리에서 4,815마리가 관찰되었다. 12년 만에 3%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바다 생물의 자궁이자 어패류의 산란처인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면서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전라북도 어업생산량은 74% 감소했다. 1990년 생산량이 2015년에도 유지되었다는 전제로 계산했을 때 2015년 한 해만 4,300억원 손실. 1990년부터 누적했을 때 7조 5천억원 손실이 났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정부 통계상으로만 그렇다. 

어업기술향상으로 전남, 충남은 생산량이 약 100%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15조원 가량 손실이 났다고 볼 수 있다.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당시 독일 전문가들은 새만금 하구 갯벌의 가치를 연간 1조원으로 환산했다. 갯벌의 경제적 가치에 생태계 서비스를 더 한다면 새만금은 갯벌로 생태관광의 대명사가 된 순천만보다 수십 배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새만금은 밑 빠진 독이다. 

30년 내내 새만금은 기반시설 토목시설 공사에 매달렸다. 방조제 건설, 내부 방수제 공사, 산업단지 조성, 동서축 도로, 남북축 도로, 새만금 고속도로, 새만금 신항만 등 처처공사(處處工事)다. 새만금기본계획상 용지조성비만 10조원이다. 

그런데도 새만금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새만금산업단지는 지지부진하다 못해 중단될 상황이다. 2008년 착공한 지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정률이 30%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입주 기업은 5개 업체에 불과하다. 최대 100년까지 무상 임대, 법인세 감면 조치를 해주는 특혜에도 불구하고 온다는 기업이 없다. 새만금 산업단지 매립공사를 맡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 중단을 검토할 정도다. 새만금 수질개선 사업에도 모두 4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다. 그런데도 수질은 목표수질 3급수, 4급수에 모자라는 5급수, 6급수다. 

자칫 불 꺼진 공항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새만금 국제공항도 결국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 화물 공항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모래 위에 도시를 짓겠다는 새만금 수변도시는 결국 나랏돈을 들여 터를 닦고 있다. 수질이 5급수인데 어떻게 물놀이와 레저 활동이 가능한 수변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새만금 개발의 한계와 고용위기의 대안으로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오랜 기간 이 공사가 진행될지 모른다는 것이고 목표수질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시보자 새만금, 2020년은 해수유통 

새만금 사업의 시작은 1987년 대선, 노태우 대통령의 공약 사업이었다. 전북 지역의 경제적 낙후와 지역 소외를 공략해 표를 얻고자 마련한 급하게 마련한 선심성 공약이었다. 하지만 경제성이 낮다는 경제부처의 반대로 멈춰서 있다가 다음 대선을 앞둔 1991년 11월에서야 첫 삽을 떴다. 

그리고 대통령이 7번 바뀌고 강산이 세 번 바뀐 30년이 흘렀다. 그렇지만 앞에서 설명한 대로 지역 경제에 별반 도움이 되지 못했다. 대부분 토목사업이다 보니 모두 재벌기업이 독차지했다. 수산업 생산량이 75%나 줄어든 전북 경제는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원래 새만금사업의 목표는 100% 농지 조성이었다. 그래서 농업용수를 담을 담수호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에 농지를 줄이고 복합산업단지 개발로 변경하면서 최종 농지 30%, 산업‧관광용지 70%로 계획이 바뀌었다. 농지도 물을 많이 이용하는 논농사는 많지 않다. 

따라서 별도로 농업용저수지를 조성하면 새만금호는 해수를 유통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더 이상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담수호를 조성할 이유가 없다. 실제 3~4급수 수질의 담수호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새만금 호 내부 바닥에 쌓인 오염물질이 용출되고, 광범위하게 빈산소층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전북의 어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지속적으로 새만금 해수유통을 요구해 왔다. 수질 악화, 매립토 부족, 경제성 없는 새만금의 한계 상황을 극복하는 가장 손쉽고 근본적인 대책이 해수유통이기 때문이다. 방조제를 허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처럼 호내 수위를 –1.5m로 유지하되 물을 더 빼내고 집어넣은 방안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간척사업의 선진국인 네덜란드나 독일은 기수역과 농업용 저수지를 함께 조성해 하구를 관리한다. 썩은 물을 그냥 두고, 스마트 수변도시와 관광과 산업단지 개발을 말하는 것은 또 다른 환상을 부추기는 것에 불과하다.

1998년부터 대법원 판결이 났던 2006년까지 새만금 사업은 우리 사회 가장 뜨거웠던 쟁점 중 하나였다. 새만금 사업 찬반대립도 격렬했다. 새만금의 생명평화를 염원했던 성직자들은 부안 해창 갯벌에서 서울까지 65일간을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는 참회의 삼보일배를 했다. 전국의 환경연합 회원들은 새만금으로 모여 갯벌이 보내는 구조신호를 대신 했다. 겉으로 드러난 쟁점은 갯벌의 가치와 수질 문제에 대한 인식 차이였지만 궁극적으로는 개발과 보존이라는 가치관의 충돌이기도 했다. 

결국 매립은 진행되고 있지만 자연과 공존이라는 가치관은 더 넓게 퍼졌다. 강으로 간 새만금 사업인 4대강 사업은 보를 열고 헐어 재자연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환경단체가 예견한 대로 고인 물은 썩어간다. 땅부터 만들고 보자는 묻지마식 개발은 황무지만 만들어 낼 뿐 지역 사회에 아무런 기여를 못하고 있다.

전북이 아닌 타 지역에는 이미 잊혀간 사업이 될 수 있는 국책사업 새만금을 다시 보자고 하는 것은 올해가 해수유통을 결정하는 새만금 2단계 수질평가가 있는 해이기 때문이다. 전라북도는 또 앞으로 10년간 호내 수질개선 대책을 연장하자는 말을 슬그머니 꺼냈다. 이는 다음 정부에 폭탄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적폐 청산은커녕 적폐를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다. 뇌사 상태가 되어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해수유통을 늦추면 늦출수록 새만금 사업의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 1차 피해자는 전북도민이 될 것이다. SW

leekfem@daum.net

≪칼럼은 집필진의 고견으로 본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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