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림표에 ‘스타박스 커피콩-Starbucks’ 표기
중국서 들여온 듯...일반 커피보다 20% 비싸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에 미국의 유명 상표인 ‘스타벅스’ 커피가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평양에서 생활했던 린지 밀러 씨는 ‘해맞이 커피(SUNRISE COFFEE 창전 해맞이식당)'을 방문했는데 ‘스타벅스’ 커피가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을 봤다고 16일 RFA가 보도했다.
밀러 씨는 ‘해맞이 커피’ 차림표에 ‘스타박스 커피콩(STARBUCKS COFFEE BEAN)’이란 이름이 있고 영문으로 ‘Starbucks’란 이름표기도 같다고 전했다.
‘스타박스 커피콩’을 이용한 커피는 깜뿌치노(605원), 에쓰쁘렛쏘(495원), 에쓰쁘렛쏘 콘파나(605원), 블랙커피(450원), 랭커피(495원), 라떼커피(605원), 윈나커피(비엔나커피 550원) 등이다.
또 ‘싸이폰커피(COFFEE SYPHON)’로 5명분(5컵) 1100원, 스타벅스 5명분 1540원, 3명분 770원, 스타벅스 3명분 990원으로 스타벅스 커피가 더 비싸다.
이 외에 커피는 깜뿌치노(506원), 에쓰쁘렛쏘(396원), 모카커피(594원), 블랙커피(396원), 마끼아또(440원), 랭커피(396원), 라떼커피(506원), 윈나커피(418원), 캬라멜라떼(550원), 얼음을 둔 깜뿌치노(506원) 등이다.
스타벅스커피와 일반커피 가격차는 깜뿌치노 99원, 에쓰쁘렛쏘 99원, 블랙커피 54원, 랭커피 54원, 라떼커피 99원 등으로 약 20% 정도 더 비쌌다. 영국 커피 값과 비교해도 꽤나 비싼 편이라는 지적이다.
밀러 씨는 “북한 주민들이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셨는지 알 수 없지만 북한에서 ‘스타벅스’란 이름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외부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씨가 최근 발간한 책(영문판 비슷한 곳조차 없는)에도 스타벅스 커피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 “중국에 자주 다녀오는 사람 중 일부가 스타벅스 커피를 몇 봉지씩 슬쩍 사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주민 사이에서 ‘커피 마시러 가자’고 말할 만큼 커피 문화가 발달하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래된 칠판, 식물, 그리고 편안한 의자들이 있는 모습의 트렌디한 카페를 북한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해외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처럼 ‘유행을 따르는 카페들(trendy cafés)’을 만드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에서 스타벅스 커피콩을 들여와 ‘스타박스’란 이름을 내걸고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해맞이 커피’점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창전 해맞이식당’이란 이름으로 평양직할시 평양 승리거리에 있다고 소개됐다. 이곳은 2012년 9월 1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그의 부인 리설주가 다녀간 곳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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