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1년연속 최악 인신매매국···한국은 2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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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1년연속 최악 인신매매국···한국은 2등급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6.1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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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근절 노력없고 최소기준 미충족
탈북여성+중국인 자녀 무국적자 약 3만명
중국·러시아 등 24개국가 3등급으로 분류
미 국무부는 '2023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의 경우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강제 노동을 지적했다. 사진은 어린이들이 노도하는 모습이다. 사진=시사주간 DB
미 국무부는 '2023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의 경우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강제 노동을 지적했다. 사진은 어린이들이 노동하는 모습이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이 21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낙인찍혔다. 

미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2023 Trafficking in Person report)’에서 북한 당국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아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보고서 발간 이래 21년 연속 최하위인 3등급으로 지정했다. 

한국은 일부 핵심 영역에서 최소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2년 연속 2등급 국가로 분류됐다.

◆ 북한 광범위한 강제 노동이 문제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은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강제 노동 문제를 지적했다.  

2020년 북한 당국이 혜산 지역의 모든 여성들을 건설현장에 동원했고, 코로나 기간 중 식량 사정이 악화되자 전국에서 1만4000여명의 기혼 여성에게 황해남도 농장일을 시키는가 하면 2021년 10월 도시 거주자 및 제대한 군인, 고아들을 농장에서 일하도록 한 사례를 언급했다. 

또 고아나 간부에게 뇌물을 줄 능력이 없는 아동들 역시 건설현장, 탄광, 농장, 공장 등에서 무급으로 장시간 위험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코로나 기간 중 국경 폐쇄로 국경 간 이동이 제한됐지만 중국 정부에 의해 강제 송환된 잠재적 인신매매 피해자를 포함한 북한 주민들이 구금시설로 보내져 강제 노동, 고문, 강제 낙태, 간수에 의한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당국이 인신매매 근절이나 방지를 위한 어떠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많은 북한 주민들이 높은 인신매매의 위험을 안고 탈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중국에 도착한 많은 북한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은 마약이나 구금, 납치 등 인신매매 위험에 노출된 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중국 내 인신매매범들은 탈북한 여성과 소녀들에게 중개인(브로커) 수수료를 지불 할 수 있는 직업을 소개한다고 유인한 후 신체적 학대나 성적 착취를 가하거나 매춘업소, 인터넷 성인 사이트를 통해 상업적 성매매를 강요하는 한편 돈을 받고 중국 남성들에게 여성들을 강제 결혼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러한 북한 여성 피해자들과 중국 남성 사이에서 나온 자녀는 무국적자로 남아 착취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현재 약 3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무부는 중국 보고서에서도 관련 문제를 지적하면서 중국 정부가 인신매매에 취약한 탈북민과 인신매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오히려 북중 국경 지역 내 탈북민을 지원하려는 유엔 기구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북한과 같이 송환 후 학대나 보복을 당할 수 있는 국가의 피해자 추방에 대한 법적 대안을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보고서는 조사 기간 중 북한 당국이 수용소, 노동단련대 운영, 성인 및 아동의 대규모 동원 등 기존 정치 탄압 체계가 이어지고 있으며, 해외 노동자에 대한 강제 노동을 통해 정부의 운영 자금으로 사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제 송환으로 북한에 돌아온 주민들에 대한 처벌로 최소 5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하거나 심각한 경우 망명 신청자에 대해 무기한 구금 및 강제 노동, 재산 몰수 또는 사형에 처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 당국에 해외 노동자, 수용소, 주민들의 대규모 동원 등 정부에 의한 강제 노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 한국 작년 2등급 떨어져 2년연속 2등급

한국은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1등급에서 2등급으로 강등해 2년 연속 2등급 국가로 분류됐다.

국무부는 “한국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직전 보고서 평가 기간과 비교할 때 한국 정부의 노력이 전반적으로 증대돼 이에 따라 한국은 2등급에 머물렀다”고 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는 일부 핵심 영역에서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불충분한 절차로 일부 피해자가 식별되지 않거나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 ▲인신매매의 결과로 발생한 불법적 행위를 이유로 일부 피해자에 대한 처벌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 대만, 필리핀 등 30개 국가·지역 1등급

올해 보고서에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대만, 필리핀 등 30개 국가·지역이 1등급을 받았다.

또 일본, 스위스, 뉴질랜드 등은 한국과 같은 2등급에 포함됐으며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은 2등급 가운데서도 워치 리스트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3등급으로 강등됐으나 이번에 2등급 워치 리스트에 포함됐다.

중국, 러시아 등 24개 국가는 3등급으로 분류됐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해 신장 및 티베트 지역에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 및 강제 노동,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의 강제 노동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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