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後] 북한 6월 국경개방설이 물 건너간 이유
상태바
[취재後] 북한 6월 국경개방설이 물 건너간 이유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06.19 15:56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 취임이 진원지
중국 소식통 7월, 9월 개방설 재유포
김정은 국경 봉쇄로 오히려 도움설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월 국경 개방설에도 불구하고 16~18일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봉쇄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월 국경 개방설에도 불구하고 16~18일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봉쇄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이 국경을 개방할 것이란 소식은 결국 모두 빗나갔다. 

북한은 6월 1일, 10일, 14일에 이어 중순께 국경을 개방할 것이라는 보도와 소식이 잇달았으나 16~18일 전원회의를 하면서 결국 꼬리를 내렸다.

일이 이렇게 되자 중국 소식통들은 7월과 9월 개방설을 흘리고 있다. 7월은 소위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로 불리는 7·27 70주년이 있고, 9월은 9·9절로 불리는 공화국 창건 75주년이 있는 달이다. 

북한은 중대사안 결정에서 늘 ‘신비’를 표방한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원하기 때문에 자꾸 날짜를 흘린다는 소문이 그다지 틀린 말이 아니다. 북한이 정말 국경을 개방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내지르기 일쑤다.

7월 국경 개방설의 진원지는 왕야쥔(王亚军)이다. 그는 2021년 2월 고령의 리진쥔 대사 후임으로 주북 중국 대사에 임명됐으나 북한의 국경봉쇄로 2년간 부임하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2월 27일 2년 만에 단둥에서 차량을 통해 입북했다. 1주일간의 자가격리를 거친 후 4월 3일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해 만수대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참배하고 외무성 의례국장 김금철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정했다. 4월 4일 우의탑을 참배하고 4월 6일에는 김정은의 위임에 따라 최룡해에게 신임장을 제정함으로써 정식대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왕야쥔이 2년간이나 그냥 있다가 국경을 개방하지도 않았는데 자가격리까지 해가며 부임한 것은 이 문제 때문이란 것이었다. 그러면서 5월 8일 최선희 외무상을 만나고, 5월 17일에는 김덕훈 총리와 회담을 갖는 한편 5월 18일에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도 회동해 국경 개방설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국경을 닫고 있다. 조선중앙TV를 통해 매일 같이 코로나19 소식을 전하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평양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화들짝 놀랐다는 소문도 있다. 

북한이 국경개방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대략 3가지다. 첫째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서다. 중국 국가체육총국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D-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에 45개 국가·지역이 모두 참가 신청을 했다”며 북한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출전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달 13일 북한이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출전할 200명 규모의 선수단을 등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어 출전을 기정사실화 했다.

두 번째는 중국, 러시아와 무역 및 교류 활성화다. 북한은 지난해 9월부터 중국과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고, 같은 해 11월 러시아와 철도화물 운행을 재개한 이후 교역량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1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은 5월 들어 중국과 열차 운행을 1일 1회에서 2회로 증편했다”고 밝혔다. 다만 “단둥-신의주 간 도로 추가 개방을 준비 중이었으나 코로나 확진자 소동으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SW

ysj@economicpost.co.kr​

Tag
#북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