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영 웹사이트에 北 노동자 채용공고 올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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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영 웹사이트에 北 노동자 채용공고 올라와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10.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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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업 ‘부간’ 러 노동부 취업 포털에
도장-용접-타일공 등...한국어 능력 필수
北 노동자 국외취업은 안보리 결의위반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건설공사에 투입돼 있다. 사진=RFA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러시아 국영 웹사이트에 북한 노동자를 채용한다는 공고가 올라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26일 보도했다. 

RFA는 러시아 언론 ‘옥타곤’(Октагону)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에 있는 북한 기업 ‘부간’(Буган’)이 최근 공개적으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채용공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부간’은 2022년 12월 2일 러시아의 볼가 연방 관구 북서부에 있는 니즈니노브고로드주에 등록된 건설 회사로 북한 국적의 강성진 씨가 대표다.  

매체에 따르면 ‘부간’은 최근 러시아 노동고용부 취업 포털에 니즈니노브고로드주와 인근 지역 건설 현장에서 일할 근로자를 찾는다는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채용 대상은 콘크리트 작업자와 도장공, 전기 및 가스 용접공, 타일공, 미장공 등 다양한 직종으로 한국어 구사 능력을 필수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한 한국어 번역가도 구인 중으로 이들은 문서 번역은 물론 건설 작업 및 (북한) 시민 체류에 필요한 모든 문서 번역을 담당한다고 명시됐다.

이 매체는 러시아 정부가 기업의 일자리를 취업 포털에 공고하도록 의무하면서 이번 공고가 올라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공고는 최근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간’ 대표인 강성진 씨는 러시아에서 6년 이상 일하면서 수준급의 러시아어 회화를 하고 있다.

그는 ‘옥타곤’과 인터뷰에서 “북한 노동자를 러시아로 데리고 오는 데 법적 문제가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이전에는 (북한 노동자들과) 니즈니노브고로드에 다양한 시설을 건설했지만 지금은 (북한의) 국경 폐쇄로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 노동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 그들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 문제는 양국(북러) 관계에 달려 있다”며 “물론 러시아인을 고용할 수도 있지만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자의 국외 노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유엔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2019년 12월 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있던 북한 기업 수십 곳이 문을 닫았으며 수만 명의 북한 노동자가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가 대북제재 결의를 무시하고 인력난을 겪고 있는 자국 건설업을 위해 북한 노동자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마라트 쿠스눌린 러시아 부총리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언론(RBC TV)과 인터뷰에서 건축자재인 ‘타일’(Tile)을 예로 들며 “북한 노동자가 러시아 노동자 2~2.5명을 대체할 수 있으며, 코로나 사태로 건설 현장을 떠난 이주 노동자들을 대체하기 위해 북한에서 노동자들을 데려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북한에서 최대 5만명의 노동자가 러시아 건설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 북한 노동자 러시아 파견 문제가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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