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예술·인생·세상·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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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예술·인생·세상·우주.
  • 시사주간
  • 승인 2013.10.2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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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마음에서 마음으로'
▲ [시사주간=문화팀]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메피스토펠레스가 선생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대에게 젊음을 줄 테니 그대의 영혼을 내게 주시오.' 파우스트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제안을 한다면, 받아들이겠습니까?"(하창수), "먼저 물어보고 싶습니다. '내 영혼 가져다 어디에 쓸 거요?"(이외수)

소설가 이외수(67)는 지난 겨울 오랜 벗인 소설가 하창수(53)와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씨의 생활 사이클에 맞춰 오후 3~4시쯤 시작된 대화는 해가 떨어졌다가 새롭게 떠도, '밥상'이 '술상'으로 바뀌어도 쉽게 끝나지 않았다. "최소 16시간, 길게는 24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이걸 어떻게 정리할까'하는 고민이 있었다."(하창수)

이씨가 "내 이름이 붙은 책 중에서 가장 논리적이고 이론적인 책"이라고 소개하는 '마음에서 마음으로'의 탄생 과정이다. "20세기까지는 생각에 의존해서 이성이 시대를 주도했다면 21세기는 감성이 주도한다고 믿습니다. '마음'은 감성의 근본이 됩니다. 마음을 중시하는 삶이나 교육은 평화로운, 행복한 시대를 열어가는 지름길인 셈이죠."(이외수)

책은 '예술' '인생' '세상' '우주' 등의 카테고리에서 일관되게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육안(肉眼)' '뇌안(腦眼)'보다 '심안(心眼)' '영안(靈眼)'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진짜 공부는 '아는 것'보다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육안' '뇌안'의 범주에서 탐구했을 때 얻어지는 '앎'은 예술적 가치에 접근 못 해요. 예술이 인간이 구사하는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다운 행위라면 거기에 '육안' '뇌안'의 범주는 미치지 못할 겁니다."

"저는 '아는 것'에서 '느끼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심안'과 '영안'의 범주에요. 느끼거나 깨닫는 거는 결국 '심안'이나 '영안'을 뜨면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예술이 그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겁니다. 작가로서 '생각'보다 '마음'으로 사는 삶이 훨씬 작가답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 제목을 '마음에서 마음으로'로 정했죠."

각 카테고리의 대담을 읽으면 '기인'으로 불리던 이씨가 가깝게 다가온다. 물론, 160만 팔로워들에게 뽐냈던 특유의 위트와 촌철살인도 책 곳곳에 녹았다. "트위터를 통해 멜론 등 농산물을 판매해봤는데 불티나게 팔렸어요. 근데 왜 책만 올리면 안 팔립니까? (웃음)"

올겨울 4년 만에 단편 '파로호'를 발표하며 이외수의 소설에 목말랐던 독자들을 만난다. "대표작을 만들고 싶다"는 각오로 동양철학이 바탕이 된 장편소설도 구상 중이다.

"나는 소설을 쓰기 전에 일단 기도를 합니다. '이 글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 아픔에 시달리는 사람, 괴롭고 고통받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내게는 글이 종교입니다."(26쪽) 296쪽, 1만3800원, 김영사.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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