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박사님 가로되 “악마의 삶을 멈추게 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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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박사님 가로되 “악마의 삶을 멈추게 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0.03.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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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삶을 멈추게 해서 감사하다"고 말한 조주빈. 사진=뉴시스
"악마의 삶을 멈추게 해서 감사하다"고 말한 조주빈. 사진=뉴시스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박사보다 밥사가 낫다’라는 속담인지 금언인지 개그인지 모를 말이 있습니다. 제가 봐도 알겠다 싶은 것, ‘박사’들은 하나같이 말은 잘하나 돈은 없어 밥을 제대로 사지도 못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때깔만 좋은 개살구 같을 뿐 그 허울 말고는 별거 없다는 사실상 조롱의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博士. Doctor. Ph.D. 이거 참으로 찬란한 이름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니까요! 보시겠어요?

계면쩍지만 제 얘기를 해볼작시면요, 꼳대들 모여 시국담 늘어놓다가 어느 쪽이 옳은가로 시비가 붙을 때 좌장은 이렇게 교통정리를 합니다. “김 박사의 의견이 맞는 거 같아. 그냥 박사겠어?! 그 방향으로 이해하자구!”
여기서 ‘김 박사’는 저 3류작가 김재화를 칭합니다. 영광스럽고 황공하게도.

코미디 작가를 하던 제가 어쩌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돼, 그때부터 애당초 팔자에 없던 공부를 시작, 간신히 실로 아주 어렵게 나이 쉰이 넘어 겨우 박사학위(언론학)를 받았습니다.

초저녁부터 새벽 3~4시가 되도록 했던 원서 번역은 달랑 1장 정도였고, 컴퓨터 자판에 코를 박고 자기가 일쑤이었던 그야말로 지난한 공부였습니다.

오히려 더 잠을 못 자고 숨죽이며 지켜보던 아내가 제 방에 들어와 어깨 토닥이고, 질질 흘린 제 입가 침 닦아주며 “다솜 아빠, 포기해요. 이거 없어도 그동안 잘 살았잖아요?!” 했던... 아, 그게 수차례의 일상이었습니다. 절벽에 매달린 꽃 꺾어온 기상으로, 바늘구멍으로 들어간 방통한 재주로, 어렵고 또 어렵게 받은 '박사'였습니다.

한데, 이제 갓 25살짜리 쇠똥 채 안 벗겨진 구상유취한 놈이 성착취 악독범죄를 저지르면서 버젓이 박사...를 쓰는 것을 보고, 이건 정말이지 석탄열차 화통처럼 열이 마구 솟았습니다.        

박사가 어디 쉽습니까. 온갖 알쓸신잡만 빵빵한 수준이어도 안 됩니다. 독자 이론을 만들어 내거나 정밀한 연구방법으로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가능하잖습니까. 뭐, 연애박사가 있고 병아리 감별박사, 만물박사 또 척척박사가 있듯 어떤 일에 정통하거나 숙달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합니다.

그렇담 조 아무개 그 녀석이나 빈약한 학벌로 구라를 치며 수십 년 총장직에 계셨다는 어느 대학의 그 양반도 ‘박사’가 맞는 걸까요?

또 요즘은 전세계적인 학력 인플레 경향에 따라 이전보다 많은 수의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그 희소성이 퇴색해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나 소나 박사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이승만 전 대통령을 지금도 ‘이 박사’라고 부르니, 그가 우리나라 1호박사여서 뿐만 아니라 여전히 박사는 모든 지식이나 지식은 물론 영험한 정신세계까지 지닌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분명합니다.  

아인슈타인은 피곤하자 자신의 운전수를 ‘아인슈타인 박사’라고 강단에 올려 청중을 완벽히 속였습니다. 사람들은 박사표 강의에 그저 질금질금 했고요. 오래된 영화(1959년 작), <후라이보이 박사>에서 곽규석은 로켓 설계자 허 박사가 실종되자 본인이 박사라고 나서서 사생결단으로 상금 80만환(지금의 8천만 원, 8억?)을 챙기려 듭니다.

북한에서 박사는 엄청나게 공부를 하는 박사원을 졸업해야 하는데, 예전에는 김일성이 직접 박사학위를 비준하기도 했다니, 우와~ 그 권위가 대단합니다.

라틴어 Doc- 어간이 ‘가르치다’의 뜻을 갖는 것으로 봐서 원래 박사는 독자적으로 특별한 학문을 강의할 수 있을 정도로 통달했다는 의미가 되겠는데요, 그래서 그 몹쓸 놈이 언론사의 막강한 사장과 광역시장을 지낸 사람, 난다는 기자...를 마구 마구 지도편달하고 그랬을까요?

이르노니, 네 놈이 박사가 아니고 너의 악마적 삶을 멈추게 해준 우리가 모두 박사 아니겠느냐?!

참, 사주 운명 철학 어쩌구 하는 역술인, 철학박사가 아니라는 거 아시죠? 그리고 저도 어쭙잖은 박사 자랑질 해서 죄송합니다.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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