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리의 BDS 라운지] 실험은 이제 그만, 앞으로가 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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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의 BDS 라운지] 실험은 이제 그만, 앞으로가 더 두렵다
  • 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 승인 2020.06.2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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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6.17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지난 1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6.17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시사주간=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6.17 부동산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은 예상대로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대출규제를 중심으로 ‘갭투자’ 방지대책을 내놓았으나 풍선효과를 낳는 역효과를 내며 비규제지역의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가 상승으로 매매가와 갭이 줄어들자 다시 서울 외각의 중저가 규제지역이 급상승하고 있다.

나아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는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는 집값에 내집 마련은 고사하고, 갭투자 수요는 전세자금대출을 자양분 삼아 레버리지로 배를 불리게 되는 `무주택자가 갭투자자의 쩐주’가 되는 모양새다.

우려했던 풍선도 역시 예상대로 급격히 커지고 있다. 비규제지역인 김포, 파주 등의 집값이 연일 신고가 갱신을 하자 부랴부랴 정부는 규제 검토에 나섰으며 그동안 급상승해온 경기 인천 수도권 일대가 6.17부동산대책에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다시 서울 회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금천구 독산동 이랜드해가든 전용 84㎡가 17일 6억9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되고 호가는 7억원을 넘었고, 관악구 봉천동 관악파크푸르지오 전용 84㎡는 8억4500만원에 거래 된 후 호가는 8억5000만원을 넘었다.

강북구 미아뉴타운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84㎡의 경우 18일 직전 최고가 7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오른 8억원에 신고가 거래되었고, 노원구 상계동 주공 11단지 전용 59㎡는 4억8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서울의 9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들이 몰려 있는 ‘금,관,구’(금천구,관악구,구로구),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등의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인식되었던 지역들이다. 특히 한국감정원의 서울기준 전세가격지수는 2주연속 0.8%가 상승하며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갭투자 수요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풀이된다.

전세가가 상승세임에도 불구하고 전세대출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16개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532조3000억원으로 지난 기간 535조4000억원에 비해 전분기 대비 3조1000억원 감소했으나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지난동기대비 98조3000억원에서 10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조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 되었다.

이처럼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은 감소하였으나, 비교적 자금조달 진입 장벽이 낮은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높아진 집값에 매수 의지를 상실하거나 관망세로 돌아선 무주택자가 많아지며 전세 수요가 증가했다고 판단된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자본에 30%의 대출을 더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던 무주택자들은 지난 몇 년간 급격히 상승하는 집값에 대출규제까지 더해지며 망연자실이다. 강력해진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무주택 서민들의 희망마저 차단하였고 평생 무주택자로 남을 수 있거나 서울을 떠나야한다는 불안감을 조성하였다.

설상가상으로 전세가격의 상승세도 꺾일줄 모르는 추세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당장을 위해 문턱이 낮은 전세자금대출이라도 추가로 받아야하는 실정이다. 더욱 비극인 것은 이렇게 상승한 전세자금을 어렵사리 마련한 무주택자들이 집값과 전세가의 갭을 줄여주는 갭투자 수요의 레버리지 수단으로 고사되어가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메슬로우(Maslow)의 욕구계층설에 따르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가장 낮은 단계부터 생리적 욕구, 안전하고 싶은 욕구(safety needs), 소속되고 싶은 욕구(belongingness needs), 자존감의 욕구(esteem needs), self actualization needs 순이다. 낮은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야만 다음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욕망이 생기는데 주거에 관한 욕구가 두번째로 낮은 safety needs라고 본다면 현재 주거가 불안정한 서울의 500만 무주택자들은 생리적 욕구만 겨우 충족하고 있을 뿐 인간으로서 추구해야할 욕구조차 추구할 엄두도 못내는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다.

부동산 정책은 인간 삶의 영위의 가장 기본적인 주거문제를 좌지우지한다는 점에서 여타 정책보다 신중해야 하며 실험적이여서는 절대 안된다. 현 정부들어 서울의 집값은 평균 40% 상승했으며 일부 지역은 70%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막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뿐만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인 양질의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의 모 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규제를 두고 효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공급 또한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앞으로 닥칠 미래가 더욱 두렵다. SW

llhhll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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