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을 앞서간 작가, 시대를 궤뚫은 퍼포먼스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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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을 앞서간 작가, 시대를 궤뚫은 퍼포먼스의 기록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3.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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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이불-시작', 세계적 작가 이불의 작품세계 전시

 

이불, '수난유감―내가 이 세상에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인 줄 아느냐?', 1990, 서울과 도쿄에서 12일간 퍼포먼스, 제2회 일·한 행위예술제. 작가 제공
이불, '수난유감―내가 이 세상에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인 줄 아느냐?', 1990, 서울과 도쿄에서 12일간 퍼포먼스, 제2회 일·한 행위예술제. 작가 제공

[시사주간=이정민 기자] 세계적인 작가 이불의 개인전 <이불-시작>이 2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에서 개최됐다.

<이불-시작>은 작가가 초기 활동을 시작한 1987년부터 10여년간 집중적으로 발표했던 소프트 조각과 퍼포먼스 기록을 중심으로 한 전시로 최초로 공개되는 드로잉 50여점과 이번 전시를 계기로 재제작한 참여형 조각 1점, 퍼포먼스 비디오와 사진기록 70여점, 조각과 오브제 10점이 소개된다.

전시실 1은 작가가 기존의 조각 전통을 탈피하기 위해 소프트한 재료와 함께 인체의 재현 방식을 실험하던 대학교 재학 시절 작품 관련 기록과 드로잉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1988년 첫 개인전에서 선보인 뒤 2011년 재제작한 <무제(갈망)> 연작과 <몬스터:핑크> 등 조각 3점과 이와 관련된 드로잉 작품 6점이 다른 차원의 움직임과 에너지를 전한다.

전시실 2는 '퍼포먼스 영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최소의 편집으로 보존된 12점의 영상 기록과 함께 시대적 풍경을 현재화하는 요소로 '바람'이 제시되면서 이불의 퍼포먼스의 변모를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의 움직임과 행위를 통해 '소프트 조각' 개념을 보여준 이불은 비판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여성을 재현하는 방식을 질문한다.

전시실 3은 '기록'으로 사진 기록 60여점, 미공개 드로잉 50여점, 오브제와 조각 10여점 등 풍부한 작품과 자료를 통해 이불의 퍼포먼스를 더욱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 지난 퍼포먼스 기록 사진의 거친 특성을 그대로 보존해 영상으로 기록되지 않은 여러 미술적 활동을 소개하는, 완결된 사건과 역사에 대한 '기록'이 펼쳐진다.

이불, '히드라', 1996/2021, 천 위에 사진 인화, 공기 펌프, 1000cm(높이)x약700cm(지름)
이불, '히드라', 1996/2021, 천 위에 사진 인화, 공기 펌프, 1000cm(높이)x약700cm(지름)

한편 로비에는 관객 참여형 작품 <히드라>가 전시된다. 이 작품은 1996년 처음 소개된 풍선 모뉴먼트를 2021년 버전으로 재제작한 작품으로 부채춤 인형, 왕비, 여신, 게이샤, 무속인, 여자 레슬러 등 복합적인 여성 이미지로 분한 작가의 초상이 인쇄되어 있고, 구조물에서 사방으로 연결된 펌프를 관객이 직접 밟이 바람을 불어넣어 풍선을 일으켜 세우는 참여형 조각이다.

이불의 퍼포먼스는 관객의 반응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주요소 중 하나다.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의 참여로 점점 부풀어 오르는 작품의 모습이 유머러스하게 다가오며, 공공의 공간에서 관객이 함께 '기념비'를 세우는 공공미술의 경험을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세는 30여년 만에 다시 공개되는 방대한 작품과 자료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한글과 영문이 분리된 50여 페이지의 리플릿을 제공하며 오는 4월에는 이불의 초기 작품을 연구하는 에세이, 사진 기록과 자료 등이 수록된 450여 페이지의 모노그래프가 출간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시 기간 중 전시 트레일러, 작품설치 과정, 전시 전경 등을 담은 온라인 전시투어 영상을 서울시립미술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제공한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풍문으로만’ 떠돌던 이불 작업의 모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초창기 이불 작가의 활동을 복기하면서 작가의 현재 작업은 물론이고 지나간 시대의 문화적 자원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이불의 작품은 여전히 앞서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고 밝혔다. SW

ljm@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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