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도 병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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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도 병이어라!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2.03.1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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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재화 박사
사진=김재화 박사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공평(公平), 공정(公正), 정직(正直)...이 어떻게 나쁜 병이 되겠습니까?!


다만, 지나치다 보면 간혹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초등학교 때, 동네 입구에 하얀 이층집이 지어졌습니다. 벽돌로 된 그런 이층집은 읍내에서도 흔치 않은 으리으리한 대저택이었습니다.


어른들의 수군거림을 듣자니 오래전 마을을 떠나 서울로 갔던 사람이 큰 성공을 거뒀고, 아들 가족과 함께 다시 고향에 내려와 살기로 했다는 겁니다.

시골 이사란 소달구지나 말수레로 장롱과 이불 두어 채, 장독 몇 개 정도 나르면 끝이었는데, 이층집 이사는 굉음을 내는 큰 도락쿠(트럭)가 두 대씩이나 온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나보다 한 학년인가 위로 전학 온 그 집 딸은 그림책 소녀 모습 그대로 예뻤습니다. 우선 키가 커서 학교 안에서도 단연코 돋보였습니다.

 학교 강당엔 낡은 풍금을 밀어내고 피아노라는 것이 들어왔는데요,

건반 소리보다 나무 페달이 더 크게 삐거덕거리다 촌아이들 귀에도 환상의 소리를 냈습니다. 그 이층집에서 학교에 기증한 것이었죠.

그런데 말이죠. 이후에 놀라운 일들이 생겼습니다. 그 이층집 여자아이가 전교 ‘콩쿨대회’를 모조리 휩쓸었던 거죠. 노래, 그림, 글짓기 등등에서 매번 1등을 차지하는 ‘천재성’을 발휘했습니다.

사진=김재화 박사

미국의 해리 트루먼은 미주리 주 잭슨카운티 수석판사를 하다가 1945년에 대통령이 됐는데요, 그때 미국의 사회시스템은 판사가 재판도 하고 자기 지역의 공사 같은 것을 발주하고 감독하는 권한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트루먼이 650만 달러짜리 도로공사 발주서에 사인을 한 직후였습니다.


그 땅에 자기 어머니 소유의 땅 11에이커(약 1만3,500평)가 있는 것을 알고 자기 어머니 땅은 도로 편입에서 제외시키고 말았습니다.

어머니는 이 땅을 팔면 생길 돈으로 은행빚을 갚으려 기대에 부풀어 있다가 크게 낙담하고 말았습니다.

그 빚도 사실 아들 트루먼 때문에 진 것이었죠.

트루먼 어머니는 보상을 못 받았습니다. 트루먼이 ‘수석판사라는 지위를 이용, 어머니에게 ‘특혜제공을 했다’는 말이 나올까봐 보상 대상에서 자기 어머니 농장 부지를 제외했던 겁니다.

트루먼은 대통령이 되기 전은 물론 퇴임 후에도 가난뱅이여서 처가살이를 했던, 꽉 막힌 얼치기...? 청렴결백한 지도자...? 그 중 하나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 역대 대통령, 워싱턴에서 바이든까지 46명 가운데 가장 가난했던 대통령으로 트루먼을 꼽기도 했죠.

트루먼 어머니가 장성한 아들에게 “네가 가진 정직은 초정직으로 병적(病的)이다!”이라 말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역차별을 받은 것이 못내 섭섭해 한 말이었는지 모릅니다.

제 초등학교 시절 학교 강당벽에 붙어있었던 ‘학생 우수 미술작품’ 중 제일 눈에 잘 띄었던 이층집 여자애 그림은 제가 몰라서이지 어쩜 최고 수작(秀作)이었는지 모릅니다.


졸업 무렵 담임선생님께 이런 말을 들었던 것 같거든요. “OO(이층집)의 노래, 글, 그림은 뛰어났음. 선생님들이 눈치 보고 점수를 매긴 것 절대 아님!”

고액기부자 자녀라 해서 엄연한 실력을 양보해야 한다면 그 또한 역차별이고 그 공정은 병이 되기도 하리란 생각입니다.  

그러나 지나친 정직함이나 공정성을 ‘병’이라 한 것은 트루먼 어머니의 사견일 뿐 아무리 지나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새 대통령에게 트루먼 이상의 정직성 공정성을 가져 달라고 하면... 애초에 무리일까요?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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