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에 인재가 더 한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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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에 인재가 더 한 참사
  • 시사주간
  • 승인 2023.07.1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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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미호천 제방 유실되어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7일 새벽 해양 경찰, 소방 등 구조대원들이 도보 수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폭우로 미호천 제방 유실되어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7일 새벽 해양 경찰, 소방 등 구조대원들이 도보 수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가 발생 전에 주민 대피와 교통 통제를 요청한 보고 및 신고가 최소 24차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사가 인재라는 점이 또 한 번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참사를 막을 기회가 24번이나 있었지만 어느 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이다. “설마...” 하는 안이한 자세가 빚어낸 참극이다. 더군다나 재난 대응 책임자인 청주시장과 충북도지사는 침수 직전까지도 지하차도 침수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복청 비상근무자는 오전 7시 1∼56분 충북도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등에 총 15차례 범람 위험 등을 알렸다. 미호강 범람이 임박하자 관계기관 곳곳에 신고한 것이다. 청주시는 수차례 신고받고도 지하도를 통제할 생각을 못했다. 충북도는 침수 뒤에야 늦장 출동해 화를 키웠다. 이는 대응 시스템이 사실상 무력화되어 있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의 김의겸 의원은 “지금 중국과 러시아가 마치 범람하는 강과 같은데,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한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 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했다. 참사 현장을 대통령 공격을 위한 비유 대상으로 활용한 것이다. 유족들에게는 불난데 부채질 하는 격이다. 지나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의원은 그동안 청담동 술자리 등 수차례 실언을 거듭해 국민들의 귀를 위심케 했다.

참사에 대한 이런 저런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의원들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국회가 매년 반복되는 장마철 피해에도 아랑곳 않고 관련 법안 입법에 뒷짐지고 있었다. 21대 국회 들어 침수 방지 대책 등을 담은 수해 방지 관련 법안이 최소 27건 발의됐지만 모두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것이다. 여야는 이제서야 관련 법안을 27일 열릴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나섰다.

이제는 모두 각성해야 한다. 각종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지만 제대로 실행되는 것이 드물다. 일부 지방천에는 일제시대 만든 제방과 시설들이 방치돼 있는 형편이다. 기후 온난화로 집중호우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 이제까지의 매뉴얼을 버리고 새로 정비하자. 자연재해는 어쩔수 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예방적인 대책을 만들자.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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