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 책보다 비싼 신학림 씨의 책
상태바
갈릴레오 책보다 비싼 신학림 씨의 책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3.09.12 07:30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여러 면에서 독특하다. 그의 천재성은 물론이고 메디치 가문에 대한 아부, 과학정신에 대한 의연성과 그 반대로 종교재판에 대한 굴육 등 영화 소재로도 가치가 있을 만큼 그의 삶은 드라마틱했다.

갈릴레오가 큰 돈을 만진 것은 망원경을 발명했을 때와 ‘두 가지 주요 세계관에 관한 대화’라는 책을 내놓았을 때였다. 망원경으로는 당시 권력자들은 물론 메디치가로부터도 명망을 얻게 됐으며, 손에 돈을 좀 쥐게 되었다.

달 표면이 울퉁불퉁하다는 주장 때문에 신성 모독으로 공격 받던 갈릴레오는 지동설을 주장하여 고난을 겪는다.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는 교황청의 금서 목록에 올랐고, 갈릴레오는 지동설 지지에 대해 경고를 받는다.

이런저런 눈총과 살벌한 분위기에 주눅이 든 그는 고향인 피렌체에서 두문불출하며 지낸다. 그러던 중 1623년, 갈릴레오와 오랜 기간 친분이 있었던 마페오 바르베리니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되어 우르바노 8세로 즉위하였다.

때를 만났다고 생각한 갈릴레오는 자신의 생각을 다시 꺼내들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이론을 추론 수준에서라면 발표해도 될 것이라 여기고, ‘두 가지 주요 세계관에 관한 대화’를 출간한다. 1632년의 일이다. 세 사람이 우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 형식의 이 책은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당시 보통 가정의 두 달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가격에 팔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반대파들이 격렬하게 항의했으며, 친구인 우르바노 8세마저 등을 돌렸다.

최근 지난 대선 직전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무마 의혹에 대한 허위 인터뷰를 하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압수수색을 당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책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가 화제다. 책 값이 무려 총 1억 6,500만원이다. 이 책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검증된 바는 없다. 그러나 17세기 세상을 뒤흔든 갈릴레오 책보다 비싸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언론과 재벌가, 정치권의 혼맥이 대한민국을 좌우한다는 내용을 담았다는 이 책이 몇 백 년 후에는 인류사를 뒤집는 명저로 평가받을는지… SW

jj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