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 속 '김치 유산균'···"외부 바이러스 저항성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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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 속 '김치 유산균'···"외부 바이러스 저항성 뛰어나"
  • 박지윤 기자
  • 승인 2023.10.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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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유산균, 바이러스 침입 방어 특성 규명"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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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박지윤 기자] 세계김치연구소는 저온에서 숙성된 묵은지로부터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성이 뛰어난 김치 유산균을 발굴하고, 그 기전을 밝혀냈다고 10일 밝혔다.

세계김치연구소는 묵은지 속 유산균의 특성을 구명하기 위해 대한민국 전역에서 저온(-2~10°C)에서 6개월 이상 발효시킨 묵은지 시료 34개를 수집해 김치 내 미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집된 88% 이상의 묵은지에서 특정 김치유산균인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Pediococcus inopinatus)가 우점균(특정 군집 내에서 가장 많은 균)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 원인을 구명하기 위해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했다. 유전 정보 전체를 분석하는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가 매우 잘 발달한 '크리스퍼 시스템(세균의 유전체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크리스퍼 시스템이란 일종의 방어 시스템으로, 세균이 과거 침입했던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자신의 유전자 특정 부위에 저장해 향후 유사한 바이러스 침입자가 생기는 경우 해당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묵은지의 우점 균주인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는 크리스퍼 시스템의 유전자 구성 중 하나인 카스(cas) 유전자 외에 cas 전사인자(단백질 중 DNA에 직접 결합해 주변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csa3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를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김치의 품질 관리를 위해 종균(김치 유산균)을 이용해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 소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발굴한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의 크리스퍼 시스템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기능을 다각도로 검증할 것”이라면서 “김치와 김치 유산균의 우수한 항바이러스 기능은 식품뿐 아니라 의약 분야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식품과학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푸드 마이크로바이올로지(Food Microbiology)’ 2023년도 9월 온라인판에 실렸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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