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주가조작 어떻게 가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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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주가조작 어떻게 가능했나
  • 유진경 기자
  • 승인 2023.10.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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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금 감안 보유 주식 2430만주 추정
시총의 '52.28%'···반대매매 출회시 하한가 예상
영풍제지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신 모 씨, 김 모 씨가 지난 2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영풍제지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신 모 씨, 김 모 씨가 지난 2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유진경 기자] 영풍제지의 작전세력이 사용한 계좌가 100여개에 달하며 이에 따른 미수금이 5000억원에 육박한다. 증거금율 40%를 감안하면 작전세력이 영풍제지의 유통주식수 절반 이상을 보유해 주가조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거래재개 후 이에 대한 반대매매로 하한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영풍제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4명은 주가조작에 약 100여개의 계좌를 동원했다. 대부분 영풍제지 주식만 담겨 있는 비정상적인 계좌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수거래 증거금율이 40%인 키움증권을 이용했으며 이로 인해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에 따른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다.

미수거래는 T+2(거래성립일+2영업일) 결제 제도를 이용한 투자법이다. 국내주식시장은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경우, 즉시 거래가 되는 것이 아닌 매매거래일로부터 2거래일 후에 거래가 확정돼 결제가 이뤄진다.

이에 주식을 매수할 자금이 부족해도 매수한 후 이틀 안에 자금을 채워 넣거나 이전에 매도하는 단기 투자로 활용할 수 있다.

영풍제지의 신용거래가 막혀있다는 점에서 작전세력은 미수거래를 활용해 주가를 띄어왔다. 하지만 이들이 구속되면서 대규모 미수금 발생으로 이어진 것이다.

증거금율 40%를 계산하면 이들의 이용한 계좌에 실질적으로 있었던 자금은 약 3245억원으로 추정된다. 즉, 증거금율 40%인 3245억원과 빌린 자금 4943억원을 합하면 작전세력 계좌에 있던 영풍제지 주식 규모는 약 8238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거래정지가 된 영풍제지의 현 시가총액이 1조5757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작전세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은 총 52.28%다.

또 거래정지 된 주가 3만3900원에 대입하면 작전세력의 계좌에 남아있는 영풍제지 주식수는 2430만885주로 판단된다. 이는 영풍제지의 유통가능 주식수인 4416만7545주의 55.02%에 달한다. 즉, 유통가능 주식수의 절반 이상을 작전세력 계좌에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해당 매물이 반대매매로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미수금 발생 공시와 함께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이 감소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장기간 하한가가 지속될 수 있다. 과거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 이후 차액결제거래(CFD) 이슈로 일부 종목은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 영풍제지는 키움증권 창구를 통한 거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면서 "하한가가로 직행하는 쩜하 현상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대규모 매물을 받아주는 주체가 없다면 며칠간 하한가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W

y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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