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가 행사 의례곡 ‘김정은 우상화곡’으로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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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가 행사 의례곡 ‘김정은 우상화곡’으로 바꿔라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11.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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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선대 수령 찬양하다 돌연 변경
기관·기업·학교·인민반 등에 지시 내려
탈북민 “세습 이미지 벗어나려 안간힘”
북한 당 선전선동부는 국가 행사곡을 유권자회의를 계기로 '김정은 우상화곡'으로 바꾸라는 지시를 내렸다. 사진=시사주간 DB
북한 당 선전선동부는 국가 행사곡을 유권자회의를 계기로 '김정은 우상화곡'으로 바꾸라는 지시를 내렸다. 사진=시사주간 DB

# 북한에는 국가 행사 의례곡이 따로 지정되어 있다. 김일성 시대에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와 ‘수령님의 만수무강 축원합니다’를 불렀고,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 장군의 노래’와 ‘대를 이어 충성을 다하렵니다’로 바뀌었다. 3대 세습 시대가 열리고 10년 넘게 불리던 선대 수령들의 노래가 최근 김정은 관련 노래로 바뀌었다.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4일 함경북도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선거(유권자회의)를 계기로 행사곡을 바꾸라는 중앙의 지시가 하달돼 김일성과 김정일 관련 의례곡을 김정은 우상화 노래로 바꾸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2011년 부친(김정일)의 사망으로 3대 세습의 권좌에 오른 27살 김정은은 집권 10년이 지나도 선대의 노래들로 행사를 치러왔다”면서 “정치기반이 없는 그(김정은)는 선대 수령들을 찬양하며 후계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지방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11/4)를 시작으로 행사 의례곡을 전부 바꾸라는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의 지시가 각 기관, 기업소, 사회단체, 학교와 인민반들에 내려왔다”면서 “이후로 모든 국가행사에 새 노래를 부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새 의례곡은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김정은 장군 찬가’(노래 듣기)를, 마감에 ‘김정은 장군 목숨으로 사수하리라’를 부르게 돼있다”며 “이달 대의원 선거 유권자회의에서도 의례곡 선창대를 조직하고 주민들이 따라 부르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 장군 찬가’는 2015년 7월 27일(전승절) 조선인민군공훈국가합창단 공연에서, ‘김정은 장군 목숨으로 사수하리라’는 2012년 공연무대에서 첫선을 보인 바 있는데 공식 행사 의례곡으로 지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2010년 중반 서울에 온 한 탈북민은 “김정은의 노래를 행사 의례곡으로 정한 것은 세습지도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김일성과 김정일과의 연결고리를 끊고 김정은만이 위대한 지도자임을 부각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소식통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찬가는 각각 제목, 가사뿐 아니라 음과 박자가 다 다르다고 밝혔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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