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왜 어머니대회서 ‘비사회주의’ 카드를 꺼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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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왜 어머니대회서 ‘비사회주의’ 카드를 꺼냈나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12.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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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끝나면 비사그루빠가 장사 통제
민심이반을 어머니 역할 떠넘기는 것
4명 이상 자녀 낳은 여성들 대회참가
11년만에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가
11년만에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가 4일 폐막했다. 사진=X(트위터)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김정은이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서 비사회주의적 문제를 지적하자 일부 북한 여성들이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김정은은 4일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 폐막 연설에서 “최근에 사회적으로 이색적인 현상들과의 투쟁을 강화하고 있는데 어머니들이 적극 합세하여야 그러한 현상을 완전히 소거할 수 있다”며 가정 내 사상교육을 강조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일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 어머니대회에서 최고존엄이 최근 늘어나는 비사회주의와 가정화합 문제, 다출산 등을 해결해야 할 역할로 강조돼 여성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여성들은 전부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들”이라며 “그런데 어머니대회 개회사에서 비사회주의가 지적되자 장마당 여성들은 어머니대회가 끝나면 비사그루빠가 장사 통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용천군에서 제5차 어머니대회 참가자로 선발된 여성은 우선 4차 어머니대회가 진행된 이후 11년 간 4명 이상의 자녀를 낳은 여성들”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1호 행사로 진행되는 전국 어머니대회에 다출산 여성들이 선발됐으나 여성들은 1호행사 한번 참가하겠다고 아이를 많이 낳으면 어떻게 살겠냐며 부럽지 않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여성들은 제5차 어머니대회에서 최고존엄의 개회사 내용에 비사(사회주의문화에 어긋나는 생활양식)가 왜 지적되느냐, 어머니대회가 끝나면 비사검열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1961년 11월 개최된 제1차 전국 어머니대회에서는 자녀교양 문제가 핵심이었다. 이후 식량배급제 붕괴로 아사자가 발생하자 북한은 37년 만에 제2차(1998년) 어머니대회를 개최하고 여성의 다출산을 강조했다.

2005년 제3차, 2012년 제4차 어머니대회에서도 북한은 다출산과 함께 부모를 공경하는 등 혁명의 한쪽 수레바퀴로 여성의 역량을 강조했는데, 올해 진행된 제5차 어머니대회에서는 다출산은 물론 최근 사회적 문제로 늘어나고 있는 자녀교양 문제와 가정불화, 건전한 도덕생활기풍 등 비사회주의적 문제 해결까지 어머니의 책임과 역할로 확대했다. 

소식통은 “최고지도자의 개회사로 어머니대회가 열린 것도 처음이지만, 어머니대회에서 비사회주의 문제까지 강조된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식량난이 지속돼 사회적 범죄가 늘어나자 당국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민심이반이 일어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어머니의 역할로 떠넘기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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