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전, 하림 vs 동원 팽팽한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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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전, 하림 vs 동원 팽팽한 기싸움
  • 성재경 기자
  • 승인 2023.12.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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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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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성재경 기자] HMM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 하림과 동원, 양측 기업이 써낸 희망 가격이 적정 인수 가격 대비 높지 않은 데다 1조6800억원 영구채 해결 방안을 놓고 공정성 논란까지 일어나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더 높은 매각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하림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고 본다. 다만 하림이 이번 인수전에 포함되지 않은 영구채의 3년간 주식 전환 유예를 요청하고 나서, 산은과 해진공이 이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영구채를 3년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산은과 해진공이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고 본 입찰에 참여한 동원도 공정성을 문제 삼아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HMM의 1차 입찰이 유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하림과 동원을 대상으로 HMM 본 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하림과 동원은 희망 매각 가격으로 6조4000억원, 6조2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해진공은 보유하고 있던 1조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와 영구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2억주)으로 전환한 3억9879만주(지분율 57.88%)를 매각할 방침이다. 현 주가로 계산하면 6조2809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6조4000억원의 희망 매각가를 써낸 하림에게 HMM에게 넘기면 약 1000억원의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단순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하림 측이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영구채 3년 유예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하림이 HMM을 인수한 뒤 57.88%에 해당하는 배당을 3년간 안정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면 연간 3000억원씩 9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추가 영구채 해결을 위한 자금 및 인수 금융 이자도 충당 가능하다.

하림의 이런 요구에 대해 본 입찰에 참여한 동원은 발끈하는 모습이다. 동원은 3년간 유예를 해준다는 조건을 산은과 해진공이 미리 알려줬다면 자신들도 입찰금액을 더 높게 제시할 수 있었다며 입찰 절차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처럼 매각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는 만큼 HMM 1차 입찰은 유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수 자금 조달 계획, 인수 뒤 경영 계획, 해운업 발전 방안 등을 고려할 때 산은이 자금력이 부족한 하림에게 HMM을 넘기지 않고 다음 입찰을 기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부에선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하고 있는 1조6800억원의 영구채 해결 방안을 먼저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HMM 인수전에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바꿀 경우 HMM을 인수한 기업의 총 지분율이 57.88%에서 30%대로 낮아지는 만큼 동원은 이를 고려해 1차 매각 가격을 정했을 공산이 크다"며 "하림의 영구채 3년간 주식 전환 유예를 산은과 해진공이 받아들일 경우 배임 논란이 나올 수 있어 유찰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SW

s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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