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콩깍지, 증오의 콩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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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콩깍지, 증오의 콩깍지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4.01.0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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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가수 장윤정 노래 ‘콩깍지’는 ‘사랑의 콩깍지’에 씌어 버린 애닲은 이야기다. 콩깍지에 씌어 버렸으나 후회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즉 “세상을 살다 보면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 또 내가 원하는 사람도 있고 사랑을 받는 것도 행복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랑이 최고”라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콩깍지에 씌어 버린 사람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에 충고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당사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그 사람만 보인다며 이러쿵 저러쿵 간섭하지 말라고 호통친다. 그러나 ‘천일의 앤’이라는 영화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이 사랑의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앤(앤 볼린)은 그래도 헨리 8세의 사랑을 3년이나 사랑받았지만 3개월 못가는 사람도 수두룩 하다.

더군다나 콩깍지엔 상대에게 홀라당 넘어간 까닭으로 그 사람의 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언젠가는 시들해지게 되어있다. 이때부터 미움이 시작되고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미움의 콩깍지’가 끼게 되는 것이다. 사랑의 콩깍지는 그래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미움의 콩깍지는 부정적 요소가 대부분 차지한다. 단점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게 되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파탄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사랑의 콩깍지이든 미움의 공깍지든 변한 것은 없다. 상대의 단점은 원래 그가 가지고 있던 것인데 내 마음이 그걸 회피했거나 모른체 했거나 심지어는 장점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기때문이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말이다.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어쨋든 사랑이든 미움이든 모두 마음의 작용이다. 사물(사건)을 어떻게 보고 이해하는냐에 따라 마음이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어 진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신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가 ‘패거리 카르텔’을 타파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돼지 눈으로 세상을 보면 돼지만 보일 것이다”고 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두고 이렇게 비난해도 좋은가 하는 의문이 들 만큼 거친 언사다. 더군다나 패거리 카르텔은 반드시 타파해야 할 적폐가 아닌가. ‘우월감을 가진 인간은 어지간히 자신을 삼가지 않으면 자기애(自己愛)를 휘둘러 주위를 어지럽히기 쉽다’는 말이 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해 미움의 콩깍지가 단단히 낀 모양이다. 그러나 그것 역시 모두가 자신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임을 안다면 언행에 신중하고 마음을 다스릴 필요가 있다. 미움이나 증오의 말은 ‘제 얼굴에 침 뱉기’요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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