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애국가도 고쳤다···‘삼천리’ 대신 ‘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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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애국가도 고쳤다···‘삼천리’ 대신 ‘이 세상’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4.02.1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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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두 국가 관계’ 기조 전환따라
남한은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으로
북한 가수 김옥주가 9.9절 열병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는 가운데 자막으로 '삼천리'가 표기돼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북한 가수 김옥주가 9.9절 열병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는 가운데 자막으로 '삼천리'가 표기돼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이 국가인 ‘애국가’ 가사에서 한반도 전체를 의미하는 ‘삼천리’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우리 애국가 가사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에도 들어있는 단어다. 
 
이날 북한 외무성 웹사이트에 따르면 북한은 애국가 1절에 있던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이라는 가사를 ‘이 세상 아름다운 우리 조국’으로 바꿨다. ‘삼천리’를 지우고 ‘이 세상’으로 수정한 것이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가사 변경에 대해 “북한이 한국을 주적으로 특정하고 남북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는 등 대남 기조를 전환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통일 폐기’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헌법에 명기하겠다고 공언했다. 
 
북한이 최근 ‘남쪽 국경선’, ‘해상 국경선’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만큼 자신들이 주장하는 국경선까지의 영토만을 인정하는 두 국가 관계를 강조하기 위한 취지로도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 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에는 우리의 주권에 대한 침해로, 무력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알리며 처음으로 ‘해상 국경선’이라는 표현을 썼다. 

북한은 1947년에 애국가를 제정했고, 사회주의헌법 제171조에 국가는 애국가라고 했다. 작사는 박세영(朴世永, 1902~1989), 작곡은 김원균(金元均, 1917~2002)이다. 작사가인 박세영은 경기도 고양 (현재 서울 성동구) 출신으로, 1946년에 월북했으며 작곡가인 김원균은 원도(구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광산 노동자 출신의 음악가이다.

북한 애국가

(1절)
아침은 빛나라 이 강산
은금에 자원도 가득한
이 세상(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반만년 오랜 력사에

찬란한 문화로 자라난
슬기론 인민의 이 영광
몸과 맘 다 바쳐 이 조선
길이 받드세

(2절)
백두산 기상을 다 안고
근로의 정신은 깃들어
진리로 뭉쳐진 억센 뜻
온 세계 앞서 나가리

솟는 힘 노도도 내밀어
인민의 뜻으로 선 나라
한없이 부강하는 이 조선
길이 빛내세.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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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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